기사입력 2016-03-03 01:00:00
기사수정 2016-03-02 20:22:59
['국민 상품' 매력 탐구] (67) 빙그레 ‘메로나’
여름철 빙과류의 대표 제품인 빙그레 메로나(사진)엔 작은 ‘탄생 비화’가 있다. 1991년 빙그레 빙과 개발 담당자는 동남아에 시장조사를 갔다가 당시엔 국내에서 거의 볼 수 없었던 멜론을 발견했다. 국내에서 고급 과일이었던 바나나와 파인애플이 대중화하면서 새로운 맛이 필요했던 터라 멜론이 해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당시 희귀 과일인 멜론은 국내 소비자에게 생소했던 탓에 이 맛을 빙과에 구현해보니 오히려 소비자의 외면을 받게 될 처지가 됐다. 그래서 백화점 수입 과일매대에 1~2개 있는 멜론을 모조리 사먹어 보았다. 그러나 당시 대중화되지 못한 멜론은 동남아에서 신선하게 즐겼던 맛과 무척 달랐다. 수입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흘러 전혀 신선하지 않았고 텁텁한 뒷맛까지 났다. 담당자는 국내 한 과일을 다시 주목했다. 멜론과 사촌지간인 참외가 그것. 동남아에서 먹었던 신선한 멜론은 그 당시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멜론과 한국인들이 즐겨먹는 참외의 맛 사이에 있었던 것이다. 결국 수십 가지의 시제품을 만들면서 현재 우리가 즐기고 있는 신선한 멜론의 진한 맛과 부드러운 속 살맛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색깔은 멜론과 같은 초록색을 유지하되 참외에 가깝게 맛을 개발하니 소비자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말했다.
사각형의 진한 초록색으로 출시된 메로나는 출시되자마자 연간 21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빅히트를 쳤다. 메로나는 1995년 미국 하와이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현재 전 세계 16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메로나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멜론을 기본으로 딸기·바나나·망고·와플 등 다양한 맛이 라인업됐다. 조용국 빙그레 팀장은 “빙그레가 지난해 북남미시장에서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중 메로나의 판매비중이 가장 높다”며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제품이라 올해부터는 현지매출을 늘리기 위해 프로모션 및 유통채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