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훈의 Coffee 맛보기]…<9>
커피에서도 5가지 맛(쓴맛 신맛 짠맛 단맛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이중 애호가 수준에서 중요한 것은 3가지 맛, 즉 쓴맛 신맛 단맛이다.
커피업자 역시 이 3가지 맛에 집중해 커피를 고르고 그러한 맛을 내도록 재배, 가공, 운반, 로스팅, 그라인딩, 추출에 신경쓴다.
커피업에 종사한다면 짠맛(짠맛으로 여겨지는 그 무엇)도 신경써야 한다. 어느정도의 짠맛은 신맛을 누르면서 다른맛을 좋게하는 묘한 마력이 있고 어떤 면에서는 결점을 나타내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커피를 즐기는 너와 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짠맛은 잠시 옆으로 비켜 놓아도 된다.
△단맛, 모든 사람이 좋아하고 커피 역시 가격을 좌우하는 요소
일반인들은 커피의 중요한 맛인 쓴맛 신맛 단맛 중에서 단맛에 가장 많은 점수를 주게 마련이다.
커피의 단맛은 설탕물맛이 아니라 달콤, 부드러움, 향긋 등 여러표현으로 나타나는 그 것이다.
달다는 것은 에너지를 내는 요소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인간은 살아가기 위한 에너지를 내기 위해 달달한 무엇을 먹어야 한다.
원시시대에는 단맛이 들어있는 식재료를 구하기가 어렵기에 인간은 기회있을 때마다 달콤한 것들을 마음껏 먹어둬야 했다.
이런 까닭에 독을 뜻하는 쓴맛, 부패를 뜻하는 신맛을 재빨르게 알아차리는 것과 달리 단맛에 대한 구별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요즘들어 칼로리 과잉공급, 각종 성인병 유발의 주범으로 설탕 등 당분이 지탄받고 있지만 불과 얼마전까지 달달한 것들은 없어서 못먹었다.
커피에서 단 맛은 '나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애호가가 커피에서 단맛과 비슷한 것을 느끼고 맡았다면 분명 좋은 커피다.
신맛에 대해 짧게 설명할 때 '같은 신맛도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단맛이 나는 커피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좋아한다.
이 점 때문에 단맛나는(아니면 단 맛과 비슷한 무엇)커피는 가격이 비싸게 형성된다.
단맛 나는 커피가 비싼 것은 사람들이 좋아하기 때문이지만 재배, 가공 과정도 훌륭했다는 점도 그 못지않게 크게 작용하고 있다.
커피나무가 자라는 땅의 질, 그해 기온, 강수량, 건조 등이 최고조건을 갖춰야 좋은 단맛이 든 커피열매를 얻을 수 있고 그만큼 비싸다.
비가 많이 오는 해는 과일맛이 나쁘고 가뭄이 들면 과일의 단맛은 좋지만 수확량이 뚝 떨어져 과일값이 폭등하는 것처럼 커피농사도 이와 같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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