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컵밥’ 노점 문제 해결하듯 모든 일은 소통 통해 풀어 나갈 것”

[지자체장에게 듣는다] 이창우 서울 동작구청장 “모든 일을 소통을 통해 풀어나가겠습니다.”

이창우(사진) 서울 동작구청장이 꼽은 올해 구정 원칙은 지난해와 변함이 없다. 앞서 오랜 시간 골머리를 앓아온 노량진 ‘컵밥’ 노점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그의 끈질긴 대화와 추진력이 빛을 발했다. 이 구청장은 6일 세계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행정대집행을 하자는 의견이 거셌지만 1년여간 노점 상인들과 대화한 끝에 지난해 10월 ‘노량진 컵밥 특화거리’를 조성했다”며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흑석동 고등학교 유치’, ‘상도4동 도시재생사업’ 등에서도 주민들은 물론 타 기관과 지속적으로 대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사람 살기 좋은 동작’을 만들기 위해 주민들의 복지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도 할일이 없으니 희망이 없다’는 한 어르신의 하소연을 듣고 많은 고민 끝에 ‘어르신행복주식회사’를 최근 개소했다. 다른 자치구 역시 어르신 일자리 창출에 힘쓰고 있지만 대부분의 공공근로는 2회 이상 근무하면 1년은 의무적으로 쉬어야 하는 등 제약이 있어 생계를 유지할 수가 없다. 하지만 어르신행복주식회사에서는 정년 71세가 보장된다. 덕분에 어르신들의 반응이 뜨겁다. 이 구청장은 “민간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 분야는 대부분 최저임금을 적용하지만 어르신행복주식회사는 생활임금제를 도입했다”며 “최근 고용된 어르신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서 정말 고맙다’고 얘기할 때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흑석동 고등학교 유치와 관련해서도 순풍이 불고 있다고 했다. 동작구 지역 내 일반계 고등학교는 5개교로 가구수 대비 서울시 자치구 중 최하위 수준이다. 특히 흑석동 내에는 지난 18년간 고등학교가 한 곳도 없어 이 지역 학생들은 매일 평균 1시간 이상을 등학교 시간에 쏟고 있다. 이 때문에 중학교를 졸업할 때쯤 이사를 가는 주민도 태반이었다. 이에 이 구청장은 취임 초기부터 조희연 교육감을 수시로 면담하면서 설득한 결과, 지난해 관악구 등 동일학군 내에서 학교 이전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장기적으로는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을 건립하는 것이 이 구청장의 목표다. 현재 노량진에 있는 구청사와 구의회, 보건소, 경찰서 등을 장승배기 일대로 옮겨 지하 3층 지상 9층 규모(약 2만㎡)의 행정 중심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대신 노량진에는 대형 쇼핑몰과 영화관 등을 세울 방침이다. 이 구청장은 이 사업을 통해 낡은 건물들이 많은 장승배기가 발전하고, 노량진 부지는 경제 중심지로 변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800여명이 넘는 주민들 앞에서 적극 협조를 약속했다”며 “4월 중으로 행정자치부의 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오면 구와 의회, 경찰, 소방서가 공동협약을 맺고 주민들에게 보다 구체화된 청사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권이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