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오피스텔에 10조원 몰린 까닭은?

작년 오피스텔 시장에 10조원 유입, 10년만에 최대

전국 연도별 오피스텔 거래자금 총액 추이. 자료=부동산114 제공

지난해 오피스텔 분양·매매 등 거래시장에 몰린 유동자금은 10년 만에 최대 수준인 10조원을 돌파했다. 공급과잉 우려에도 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오피스텔 시장으로 여전히 몰리고 있는 것.

오피스텔 시장은 2010년부터 신규 공급이 늘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분양가와 매매가 상승으로 임대수익률까지 낮아져 투자 주의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다.

부동산114는 2015년 기준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오피스텔 실거래가를 취합한 결과, 거래가 총액은 5조210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2015년 분양에 나선 단지 중 계약이 끝난 단지의 분양가 총액은 5조6552억원으로 조사됐다. 매매시장과 분양시장에 유입된 금액은 전체 10조8656억원으로, 이는 지난 10년간 가장 높은 수치다. 2014년 이전의 미분양 계약까지 고려하면, 유입자금은 더 커질 전망이다.

2015년 오피스텔 거래가 총액은 2014년과 비교하면 1조8042억원이 증가했다. 특히 충북·충남·경북 세곳을 제외한 시·도 모든 지역에서 커졌다. 거래 증가금액이 가장 큰 서울에 약 1조억원이 늘어난 2조4194억원이 유입됐다.

전체 거래가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43%에서 46%로 커졌다. 다음으로 △부산(3681억원) △인천(1996억원) △경기(1509억원) △제주(359억원) △대구(354억원) 순으로 거래가 총액이 직전 연도대비 늘었다.

2015년 기준 전국 시·군·구별 거래가 총액이 1000억원 이상을 돌파한 곳은 총 14개 지역이었다. 거래총액이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 강남구(1224건 거래, 3481억원)가 차지했다.

그 뒤로 △서울 영등포구(1405건·3306억원) △부산 해운대구(1197건·2988억원) △경기 분당구(1124건·2683억원) △경기 일산동구(1373건·2182억원) 순으로 거래가 총액이 컸다. 공통적으로 오피스텔 재고 물량이 많거나 업무지구가 집중돼 임차수요가 풍부한 곳이다.

거래가 총액이 증가한 이유는 단위당 분양가격이 높아진 가운데, 입주 3년차 신축 오피스텔 매매 거래비중 확대가 한 몫 했다. 2015년 오피스텔 매매거래량은 3만2848건으로, 실거래가 자료가 공개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입주 3년(2013~2015년)차 거래량은 1만200건으로, 전체 거래량 중 31%를 차지했다. 반면 2014년 기준 입주 3년(2012~2014년)차 거래량은 20%를 차지한 5359건 거래됐다. 2013년부터 연간 오피스텔 입주물량은 직전연도(1만5303실)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3만실 이상 2018년까지 이어져, 신축 오피스텔 매매 거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오피스텔 실거래가 총액 1000억원 상위 지역. 자료=부동산114 제공

2015년 분양가 총액은 부동산114에서 조사한 분양이 마감된 91개 단지(미분양 제외), 2만9404실 대상으로 산출했다. 지난달까지 분양을 마감하지 못한 80개 단지, 2만6497실의 분양가 총액 6조634억원까지 합산할 경우 2015년 분양시장 전체 규모는 11조7186억원이다. 이는 역대 최대 분양실적을 기록한 2002년 시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에도 오피스텔 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등 이머징 마켓의 위기가 불거진 불안한 주식시장과 1%대의 저금리 기조로 낮아진 정기예금 상품을 대체할 수 있는 오피스텔은 1억~2억원의 소액 대안 투자가 가능해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다.

이에 2012년부터 3년 동안 약세를 이어온 전국 오피스텔 매매시장은 2015년 0.84% 오르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입주가 가능한 신축 오피스텔은 공사기간 동안 임대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분양보다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 투자관심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올해 신규 분양은 줄어들지만 작년 공급량이 절반가량 소화되지 못해 분양시장의 자금 유입속도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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