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퍼터에 완전히 적응? 스콧, 2주 연속 정상 올라

WGC 캐딜락 챔피언십 롱 퍼터 금지로 일반 퍼터를 사용하면서 퍼터 그립까지 바꾼 애덤 스콧(36·호주)이 2주 연속 정상을 차지하며 2013년의 영광 재현에 나섰다.

지난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 클래식을 제패한 ‘꽃미남’ 스콧은 7일 미국 마이애미 트럼프 내셔널 도랄의 블루몬스터 TPC(파72·7543야드)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캐딜락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더블 보기를 2개나 범했지만 버디 7개를 뽑아냈다.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스콧은 왼손잡이 장타자 버바 왓슨(미국·277타)을 1타차로 제치고 우승 상금 162만달러(약 19억5000만원)를 받았다.

2013년 롱 퍼터를 앞세워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와 바클레이스를 제패, 한때 세계랭킹 1위에 우뚝 섰던 스콧은 2014년 크라운 플라자 인터내셔널을 끝으로 정상에 서지 못했다. 더욱이 지난 1월부터 롱퍼터 사용이 전면 금지되면서 ‘롱퍼터의 달인’으로 불리던 스콧이 다시 정상을 밟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론까지 나오기도 했다.

‘골프장 주인’ 트럼프, 스콧에 축하 인사 애덤 스콧(호주·오른쪽)이 7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트럼프 내셔널 도랄의 블루몬스터 TPC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캐딜락 챔피언십 대회에서 우승한 뒤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경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축하를 받고 있다. 대회가 열린 골프장은 트럼프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의 설립자인 부동산 부호 트럼프가 소유하고 있으며, 그는 이곳에서 골프대회가 열리면 어김없이 찾아 우승자를 격려한다.
마이애미=AP연합뉴스
그러나 스콧은 일반 퍼터와 ‘집게 그립(왼손은 일반그립과 같고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샤프트를 쥔 뒤 오른손으로 치는 그립)’으로 바꾼 뒤 지난주 혼다 클래식에 이어 2주 연속 정상에 오르며 세간의 우려를 멋지게 깨뜨렸다. 스콧은 세계랭킹에서도 지난주 9위에서 6위로 올라서게 된다.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2위에서 4라운드를 시작한 스콧은 전반에 버디 3개를 잡았지만 더블보기를 2개나 적어내 우승권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10번홀(파5)부터 3개 홀 연속 버디를 낚아 분위기를 바꾼 스콧은 14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 1m에 붙인 뒤 또 한 타를 줄여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16번홀(파4) 벙커에서 생크성 샷을 날리고도 파 세이브에 성공한 스콧은 18번홀(파4)에서 마지막 위기를 맞았다. 스콧은 두 번째 샷이 그린을 크게 빗나가 워터해저드 쪽으로 날아갔지만 공은 물에 빠지지 않았고, 멋진 어프로치샷에 이어 2.2m의 파 퍼트를 떨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스콧은 “2주 연속으로 우승해 믿기지 않는다. 18번홀 두번째 샷이 물에 빠지지 않은 것은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