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라포바의 고백은 받아들여질까

"멜도니움이 금지약물이 된 지 몰랐다"
그랜드슬램을 5번이나 달성한 러시아의 테니스 여제 마리아 샤라포바(세계랭킹 7위)가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영국 BBC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샤라포바는 이날 미국 LA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6 호주 오픈 테니스 당시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2004년 17세의 나이로 윔블던을 제패한 샤라포바를 궁지로 몰아넣은 약물은 멜도니움(meldonium)이다. 멜도니움은 빈혈과 혈류 개선, 심장병 치료에 쓰이고, 신진대사를 활성화시켜 운동후 회복능력을 향상시켜주는 약물로 알려졌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10년간 주치의로부터 ‘밀드로네이트’(mildronate)라는 약물을 처방받아 먹었고 며칠 전 국제테니스연맹(ITF)의 공지문을 보고서야 이 약이 멜도니움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샤라포바는 호주오픈에서는 천적인 세리나 윌리엄스에게 패한 지난 1월26일 도핑테스트를 받았고, 세계반도핑기구(THE World Anti-Doping Agency)는 지난 2일 멜도니움에 대한 양성반응이 나온 사실을 확인했다.

샤라포바는 “지난 10년간 먹었던 약은 반도핑기구가 금지한 약물이 아니었다. 지난 10년간 합법적으로 약을 먹었다”며 “하지만 지난 1월1일 멜도니움이 금지약물이 됐고, 나는 그 사실을 몰랐다”고 항변했다.

그는 “반도핑기구는 멜도니움이 금지약물이 됐다는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지난해 12월22일 보냈고, 나는 그 이메일을 열어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체육계는 샤라포바가 실수를 인정한 데 대해 높은 평가를 하고 있지만, 처벌을 피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여자테니스협회(WTA) 스티브 사이먼 회장은 “마리아는 여자 테니스계의 리더로서 늘 귀감이 됐다”면서도 “이 문제는 이제 테니스 반도핑 프로그램에 따라서 처리될테고 WTA는 그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ITF는 “샤라포바에 대한 조사가 끝날 때까지 그의 대회 출전 자격은 정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샤라포바는 “이런 식으로 테니스 인생을 끝내고 싶지 않다”며 “내가 기자회견을 얘기했을 때 은퇴를 기대한 분도 있겠지만 다시 경기에 나설 기회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