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남아도는데 예산 지원"…기금 재정운용 '주먹구구'

감사원, 주요 사업성기금 조성·관리실태 감사결과 공개

감사원은 8일 '사업성기금 조성 및 관리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여 주요 사업성기금에서 여유자금이 충분한데도 불필요하게 정부 예산을 지원받거나 사업 자금을 차입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장애인고용기금 등 3개 기금은 자체 수입만으로 사업운영이 가능하고 여유자금도 충분한데 계속해서 예산 지원을 받고 있어 국가 재정이 비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예컨대 장애인고용기금의 경우 장애인고용부담금으로 인한 수입이 늘어나면서 자체수입액이 2012년 2천873억원에서 2014년 3천671억원으로 28％ 증가했다. 반면 지출액은 2012년 2천689억원, 2014년 2천606억원으로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순수익이 발생했다.

그런데도 기획재정부는 장애인고용기금의 수입 증가 현황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고용노동부에서 요구한 기금을 그대로 기금운용 계획안에 편성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또 여유자금이 충분한데도 국채 발행으로 조성된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사업 자금을 빌려 결과적으로 국가 채무를 증가시킨 경우도 있었다.

일례로 보훈기금은 2015년 기준으로 168억9천만원의 여유자금이 있는데도 70억원의 차입금을, 수산발전기금은 2014년 말 기준으로 2천375억원의 여유자금이 있는데도 1천20억원의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은 사업실적이 부진해 사업 자금을 차입할 필요가 없는데도 1천206억원의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근로자에게 임금을 주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해 조성한 임금채권보장기금의 경우 매년 1천억원 이상의 순수익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사업주가 부담하는 요율을 월 보수총액의 0.08％에서 0.05％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