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가동중단 28일…고용문제 해결책, 생산 기반 지원 시급

"생산설비와 원자재 등을 개성공단에 두고 온 탓에 제품을 생산하지 못해 거래 계약도 모두 취소했습니다"

개성공단 가동중단 28일째를 맞는 8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속옷 생산업체 A사 작업장.

A사 사무실 옆 작업장 내부는 창문이 하나도 없는 탓에 재봉틀 돌아가는 소음과 원단에서 나오는 먼지로 가득했다.

직원 30여명은 160㎡ 남짓한 이곳에서 하나라도 많은 속옷을 만들기 위해 별다른 대화 없이 두 손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평소 이곳은 간단한 샘플을 제작하는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완제품을 생산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10일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하면서 제품을 생산할 공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A사는 개성공단 가동 당시 연면적 5000㎡ 규모의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홈쇼핑, 대형 의류 브랜드 등에 납품해가며 성장해 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개성공단 가동중단 이후 급한 대로 작업장과 외주업체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개성공단에서의 생산량에 5%도 미치지 못해 납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거래 계약 대부분을 해제할 수밖에 없었다.

A사 대표는 "최대한 제품을 생산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생산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제품을 생산할 공간과 설비를 급하게 마련해야 하지만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뿐만 아니라 개성공단에 상주해 있던 21명의 처우도 A사의 고민이다.

이들은 개성공단에서 자재조달, 생산관리 등의 업무를 맡았지만 개성공단이 가동 중단된 지금은 사실상 업무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개성공단이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이들을 해고할 수도 없다.

이 때문에 회사 사정이 어려운데도 한달 급여로만 6000여만원을 지급하며 고용을 해야하는 실정이다.

A사 대표는 "개성공단의 가동 재개가 하루 이틀 사이에 해결될 기미가 없으니 정부는 장기적으로 기업들을 지원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입주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고용문제, 생산 기반의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합동 대책반에 따르면 지난 2일 현재 개성공단 피해기업의 해고 근로자는 92명, 해고 예정자는 41명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이달 중으로 피해 보상을 위한 실태조사에 착수한다.

정부 합동 대책반 관계자는 "휴업이나 휴직에 대한 고용유지 지원금, 체불임금 사업자 융자, 근로자 생활안정, 취업성공 패키지 등으로 실직을 최소화하고 근로자들의 생활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애로 사항을 듣고 추가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