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필리버스터 네티즌 인기 1위 '영예'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무제한 토론)가 진행된 9일 동안 가장 많은 네티즌의 관심을 받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와 빅데이터 분석 업체 이든데이터가 이번 필리버스터(2월 23일∼ 3월 3일)에 참여한 국회의원 38명에 대한 ‘버즈량(buzz·온라인 상에서의 언급 횟수)’을 분석한 결과 은 의원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버즈는 트위터상의 용어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들이 하나의 키워드와 관련해 얼마나 많은 글을 생산하거나 실어 날랐는지 보여준다. 즉 은 의원의 버즈량이 가장 높다는 것은 ‘은수미’라는 키워드로 생산된 온라인 콘텐츠가 다른 의원들의 콘텐츠에 비해 많다는 뜻이다.

리서치뷰에 따르면 은 의원의 버즈량은 72만 732건을 기록했다. 필리버스터 참가 의원 38명의 버즈량 전체는 192만 9477건으로, 필리버스터와 관련된 온라인 콘텐츠 전체 10건 중 약 4건이 은 의원과 관련된 것이다. 2위와의 차이도 컸다. 토론 첫번째 주자로 나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기록(5시간18분)을 16분 가량 넘어섰던 2위 김광진 의원은 31만 9490건의 버즈량을 기록했다. 은 의원 버즈량의 절반에 불과하다.

필리버스터 세 번째 주자로 나서 10시간 18분 동안 연설한 은 의원은 토론 당시 테러방지법과 관련된 개인사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1992년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에 연루돼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에서 고문을 받은 이력이 있다. 은 의원은 지난해 7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를 고문했던 3개조 21명…. 이것들이 당신의 본모습인가?”라며 한 달 동안 고문을 받은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은 의원이 테러방지법에 한사코 반대한 이유를 추측케 한다.

이번 버즈량 조사에서 필리버스터 국내 최장 기록을 경신한 더민주 정청래 의원은 3위, 국회 본회의장 발언대에서 눈물을 보였던 같은 당 박영선 의원과 강기정 의원은 각각 5위와 7위를 기록했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