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3-08 19:54:43
기사수정 2016-03-08 22:27:27
SK브로드밴드 이인찬 사장 간담회
SK브로드밴드가 CJ헬로비전과의 합병을 완료한 뒤 다시보기용 주문형비디오(VOD)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세계 1위 업체인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해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끈 드라마 시리즈 ‘하우스 오브 카드’의 한국판 모델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 드라마는 미국 워싱턴 정계를 다룬 정통 정치 스릴러로, 시즌1이 방영된 2013년 넷플릭스의 순이익을 설립 후 최대인 3조8175억원까지 끌어올린 일등공신으로, 지난 4일 미 현지에서 시즌4가 VOD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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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찬 SK브로드밴드 사장이 8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CJ헬로비전 합병법인의 콘텐츠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SK브로드밴드는 8일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CJ헬로비전 합병법인의 콘텐츠 투자계획을 밝혔다.
합병법인은 앞으로 1년간 3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콘텐츠 제작사 등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보통 16부작 미니시리즈 40∼50편을 제작할 수 있는 규모라고 SK브로드밴드 측은 전했다. 이후 1800억원을 재투자해 5년간 모두 5000억원을 콘텐츠 산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조성된 펀드 중 1200억원이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를 비롯한 일반 영상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또 600억원은 1인 창작자 콘텐츠(MCN)와 가상현실(VR) 등 신기술 기반의 뉴미디어 콘텐츠에 투자된다. 400억원은 글로벌 콘텐츠용으로 분류해 국내 제작사들이 공동제작을 통해 해외에 진출하는 데 지원된다. 나머지 1000억원은 관련 신생 벤처기업 지원에 활용된다.
이인찬 SK브로드밴드 사장은 “맞춤형 콘텐츠를 사전 제작해 전편을 VOD 오리지널관에서 동시 개봉함으로써 시청자에게 새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한국판 하우스 오브 카드와 같은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역동적인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SK브로드밴드는 CJ헬로비전과의 합병으로 확대된 가입자 기반을 활용해 유료 플랫폼인 VOD를 중심으로 새 유통경로를 마련하고, 시즌제 등 새로운 포맷의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실시간 방송인 지상파 콘텐츠도 보고 싶을 때 유료로 구매해 즐기는 VOD 시청 트렌드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만큼 시장성도 충분하다는 게 SK브로드밴드 측 설명이다. 인기 TV 프로그램이나 최신 영화 중심으로 제공했던 VOD 콘텐츠의 종류를 확대하다는 구상도 밝혔다. 다양한 콘텐츠 생산을 위해 제작자 주도의 콘텐츠 제작환경을 지원하고 중소 프로그램 공급자와 독립제작사의 참여기회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콘텐츠 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그동안의 소모적인 가입자 유치 경쟁에서 벗어나 플랫폼 간 차별화된 콘텐츠 경쟁을 주도하겠다”고 약속했다.
황계식·정지혜 기자 cul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