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한전 사장 "전기요금 인하 말이 안된다"

"가스발전 민간사업자 많이 어려워…한전이 더 부담할 용의 있어"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은 10일 "전기요금 1~2% 내려서 국민 효용가치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며 "전기요금 인하는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조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전의 영업이익 증가에 따른 전기요금 인하 여론에 대해 "아직도 전기요금이 일본의 40%수준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다"며 이같이 답했다.

조 사장은 또 "한전만큼 투자를 많이 하는데가 어디있느냐"며 "민간기업 에너지 분야뿐만 아니라 전 분야에서 6조4000억원을 투자하는 곳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전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에너지 산업 기반을 깔기 위한 투자"라며 "한전 흑자구조가 안정된 게 아니라 환율 문제와 탄소세 문제가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가스발전의 경우 민간사업자들이 하고 있는데 요즘 많이 어려운 상황이라 정부에서 도와줄 필요가 있다"며 "한전이 더 부담해야 된다고 한다면 더 부담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가스발전에서는 이익을 얻고 우리는 적자였는데 그런 것 생각하면 안된다. 전력 생태계가 살아나야 한다"며 "용량 요금을 올린다든지 정부가 나서서 챙겨주려고 노력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저유가 문제에 대해서는 "뭔가 리바운드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며 "올해 50달러 이상은 어럽겠지만 올라갈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조 사장은 "과거 세계 경제사를 산업혁명 이전과 이후로 나눴는데 100여년 동안 가장 의미 있는 것이 지난해 파리 기후변화체제가 아닌가 한다"며 "기후변화 체제 이후 이산화탄소 문제 등에도 한전이 많은 역할을 해야한다. 그것이 한전의 비전이면서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판매시장 개방과 관련해서는 "동의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개방으로 가는 길"이라며 "새로운 산업이 생기는 것인데 너무 심하게 빠른 충격을 주지 않고 서서히 그쪽 길을 열어주는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또 에너지신산업과 관련 "기술효율과 ESS(에너지저장시스템), 탄소 포집 등 이 3가지 분야가 제일 중요하다"며 "내년에 굉장히 큰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 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는 "이란이 산유국이기 때문에 재력이 있고 또 앞으로 여력이 생길 것"이라며 "기회가 있는 데는 지금 적극적으로 다 들어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에서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시급한데 전력분야가 제일 급하다"며 "지능형 계량기 같은 어마어마한 주문들이 있다. 우리 기업들에겐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또 원전 수출과 관련, "현재는 기초탐색 단계인데 러시아가 제일 큰 강적"이라며 "원전은 다른나라보다 더 빨리 가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국가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지난 2월 사장 임기가 1년 연임된데 대해서는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에게 빨리 (후임 사장 인선)조치를 해달라고 했고 그래서 연임 생각은 없었는데 더 하게됐다"며 "연임이 아니라 합격할 때까지 재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한전은 지난해 저유가 영향과 한전 본사부지 매각 등으로 사상 최대 실적인 매출액 58조9577억원, 영업이익 11조3467억원을 기록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