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3-10 19:40:47
기사수정 2016-03-10 21:33:00
포항 앞바다에 버려진 폐기물 1988년부터 28년간 6300만t… 산업폐수 2863만t 가장 많아/ 대게 수은 오염도 타지역 11배… “생태계 회복 국가 차원 나서야”
경북 포항 앞바다에 지난 28년간 버린 해양폐기물이 6300여만t에 달해 동해안 특산물 대게의 중금속 오염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포항환경운동연합이 환경부 등 관련 기관에서 입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포항 앞바다(동해병) 투기현황 및 오염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양폐기물 투기 장소는 군산 서쪽 200㎞ 해역(서해병), 포항 동쪽 125㎞(동해병), 울산 남동쪽 63㎞(동해정) 3곳으로 전체 면적은 6881㎢에 이른다.동해병 해역은 3700㎢ 면적에 바다 깊이는 200∼2000로 포항시 전체면적 1128㎢의 3.28배, 포항제철소 면적 6.12㎢의 604배에 달하는 넓은 해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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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오션봉사단이 연안에서 바다를 오염시키는 타이어를 비롯한 각종 수중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자료사진 |
해양투기량을 공식 기록한 1988년부터 지난해까지 28년간 동해병에 버린 폐기물은 6329만t으로 3개 해역 전체 투기량 1억3388만1000t의 47%를 차지하는 등 국내 3개 해역 가운데 산업폐수가 가장 많이 버려졌다. 동해병에 버린 육상폐기물은 63빌딩만 한 쓰레기통 113개를 채울 수 있고 2L 페트병 316억4500만개에 담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종류별로는 산업폐수가 45%인 2863만t으로 가장 많고 가축분뇨 16%(143만t), 하수오니 14%(982만7000t), 음식폐기물 12%(736만3000t), 인분 4%(244만9000t) 등이다. 오염도가 높은 산업폐수와 하수오니가 69%가량인 3756만t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동해병 해역 아래는 퇴적물이 20㎝ 이상 두껍게 깔렸다. 위쪽 3∼5㎝ 부분 오염이 특히 심하다. 퇴적물 중금속 오염도는 관리기준보다 수은 3.8배, 크롬 3.1배, 아연 2.9배, 납 2.1배, 구리 1.6배 초과해 3개 해역 가운데 오염도가 가장 높았다.
특히 동해안 특산물인 붉은대게는 비투기해역에서 잡힌 것보다 근육 속 수은 오염도가 무려 11배 이상 높았고 비투기해역에서 잡힌 것보다 작고 가벼운 것으로 조사됐다.
정침귀 포항환경운연합 사무국장은 “올해부터 육상폐기물 해양투기는 전면 금지됐지만 지금부터라도 오염자 부담 원칙을 적용해 바다를 쓰레기장으로 만들어 온 산업계에 생태계 회복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시켜 국가 차원에서 바다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