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 사약 받고 승하한 ‘영월부 관아’ 사적 지정

조선의 제6대 임금인 단종이 유배 중 숨을 거둔 장소인 ‘영월부 관아’(寧越府 官衙)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34호로 지정됐다.

영월부 관아는 조선시대 영월부의 행정 관청으로 건립됐으며, 현재는 관리들의 숙소인 객사와 2층 누각인 자규루(子規樓·사진)가 남아 있다.

객사는 1396년 창건된 뒤 1791년 재건됐으며 서익헌(西翼軒), 정청(正廳), 동익헌(東翼軒)이 한 줄로 배치돼 있다. 동익헌은 1457년 10월 단종이 사약을 마시고 승하한 곳으로, ‘관풍헌’(觀風軒)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자규루는 정면 3칸, 측면 2칸 건물로 본래 명칭은 ‘매죽루’(梅竹樓)다. 관풍헌에 머물던 단종이 이곳에서 소쩍새(자규·子規)의 구슬픈 울음소리를 듣고 자신의 처지를 빗댄 시를 읊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사적 지정에 앞서 2013년과 2015년 시행한 발굴조사에서는 건물과 내삼문 터, 박석 시설, 관풍헌에서 자규루까지 이어진 보도 시설 등이 확인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영월부 관아는 조선 후기에 고쳐 지을 당시의 터와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며, 비운의 왕 단종의 애달픈 삶이 전해지는 역사적 장소라는 의미를 지닌 곳이어서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며 “강원도, 영월군과 협력하여 영월부 관아를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활용할 방안을 마련하여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구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