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3-10 20:45:32
기사수정 2016-03-10 20:45:31
학교마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다. 눈망울 초롱초롱한 새내기들이 대학생이 됐다고 손톱에 매니큐어 바르고 입술엔 빨간 립스틱으로 치장을 했다. 머리는 멋내기 염색으로 다양한 컬러 모발을 휘날리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다. 전공과목과 관련해 청결유지 검사에 대한 논의를 할 때 김진경 학생은 처음으로 네일숍에서 거금(5만원)을 들여 손톱에 멋을 냈다고 억울해하는 리액션을 보면서 한바탕 웃기도 했다. 하이힐을 처음 신고 왔다는 수진이는 발이 너무 아프다면서도 한껏 높은 구두 자랑을 하기도 했고 모발펌을 하고 온 학생은 앞으로 유명한 헤어디자이너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2월 마지막 날 입학식이었는데 전날 함박눈이 펑펑 내렸다. 쌓인 눈 때문에 미뤄진 3월 입학식은 교정을 하얗게 덮은 백설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었다. 이날 신입생들의 각오는 단단하리라 믿고 학교 측은 오리엔테이션 실행에 들어갔다. 각자의 각오는 달랐겠지만 장래에 유명한 디자이너로 꼭 성공하겠다는 의욕은 모두 커보였다.
입시경쟁에 시달리며 사춘기 시절의 억눌림을 벗어나 성인 문턱에서 자유스런 대학생활을 맘껏 누리겠다는 마음가짐이 단단한 듯 느껴졌다. 그런데 이 새내기들에게 글로벌시대의 요구는 날로 더 커지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런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은 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일어서야만 한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고, 더 많은 정보를 입수해야 하는 과제뿐 아니라 그 속에서 살아남아야겠다는 치열한 경쟁력은 우리 사회에 이기주의가 더 팽배해지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선택한 전공을 잘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장기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직업관을 심어주고 안정된 사회적응이 될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눈망울이 맑은 새내기 대학생들에게 대학교정은 아름다운 추억을 쌓고 진한 우정을 새기며 희망의 답을 얻을 수 있는 장이 되기를 희망하면서 다시 한번 교수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본다.
송현숙 리포터 heains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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