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3-11 18:36:47
기사수정 2016-03-11 23:09:56
김, 공동선대위장 사퇴… 천정배도 당무거부 돌입 / 안철수 “낡은 정치 타협 못해” 연대거부 재확인
국민의당 김한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1일 총선 야권 통합·연대론을 놓고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와 갈등을 빚다 전격 사퇴해 국민의당은 창당 한달여 만에 분당 ‘초읽기’에 들어갔다.
김 선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어젯밤 저는 공동대표 두 분과 회동을 갖고 수도권 야권 연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드렸다”며 “집권세력의 개헌선 확보 등 압승을 막는 동시에 야권과 우리 당의 의석수를 최대한 늘리기 위함이었으나, 안철수 공동대표의 강고한 반대를 넘지 못했다”고 사퇴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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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김한길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이재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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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가운데)가 11일 서울 중구 한식당에서 총선승리를 위한 수도권연대 회원들과의 오찬에 참석하는 길에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김 위원장은 천정배 공동대표와 함께 더불어민주당과의 선거연대에 대한 안 대표의 책임있는 결단을 촉구하며 이날부터 최고위원회의·선거대책위 회의에 불참하는 등 당무를 거부했다. 천 대표 측도 이날 자정까지 안 대표 입장에 변화가 없으면 탈당 등 중대결단을 내리겠다고 밝혀, 이번 주말이 국민의당 내분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안 대표는 이에 앞서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적당히 낡은 정치, 옛날 방식에 타협할 수 없다”며 김 위원장과 천 대표의 선거연대 요구를 재차 거부했다. 안 대표는 “허허벌판에 칼바람이 불어도 한 발씩 힘내서 갈 것”이라며 “총선 후 3당 정립체제가 되면 우리는 절벽에 매달려 있는 한국경제의 새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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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다른 최고위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야권연대와 관련해 안 공동대표와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이재문 기자 |
국민의당의 공동 창업주인 안·천·김 트로이카 체제에 균열이 심화하며 다른 지도부들의 갈등도 표면화하고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주선·김성식·이준서 최고위원은 안 대표의 입장에 동조했지만 주승용 원내대표는 비호남 지역의 야권연대 필요성을 강조하며 반발했다. 윤여준 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당의 지도자들이 저렇게 자기들끼리 의견 조정을 못하니까 보기에 참 민망하다”고 비판했다.
더민주는 국민의당 내분이 격화하자 이날 4차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하며 김 위원장 지역구인 서울 광진갑 공천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김한길 의원과의 연대와 관련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관계가 있다”고 답변했다. 김 위원장이 국민의당을 탈당하고 더민주로 복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것이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