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깬 김무성 "새 정치 하겠다"…12년만에 총선 공천장 받나

공천시즌마다 시련…18대 무소속·19대 재선거로 국회 입성
'침묵시위' 3주만에 종결…측근·비박계 공천 미확정 '부담'
18대 총선 때부터 공천 시즌마다 시련을 겪었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4일 이번 제 20대 총선에선 공천장을 받아들 가능성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갔다.

'살생부 파동'에 대한 진위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김 대표 지역구에 대한 공천심사 결과 발표를 한참을 뜸들이던 이한구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공관위) 위원장이 전날 김 대표를 포함해 부산 중·영도의 경선 실시를 확정했기 때문이다.

아직 공천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다른 경선 후보와 정치적 무게감을 비교할 때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대표가 공천장을 받아들게 된다면 지난 17대(2004년) 총선 이후 무려 12년 만이다. 김 대표는 제18대(2008년) 총선에서는 공천에서 탈락하자 친박 무소속연대로 출마해 당선됐고, 제19대(2012년) 총선에서는 공천 탈락이 유력시되자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불출마한 이후 2013년 부산 영도 재선거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이번 공천심사과정에선 당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친박(친박근혜)계로부터 계속 견제를 받아왔고, 정두언 의원에게 사설정보지 이른바 '찌라시'에 떠도는 공천배제 대상 의원들에 대해 언급했다가 '살생부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김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3주 만에 침묵을 깼다.

김 대표는 "지금 전국에서 국민공천제에 따르는 여론조사 경선이 실시되고 있다"면서 "이제 우리는 새로운 정치를 시작하겠다. 국민 모두를 위한 개혁, 대한민국을 위한 개혁에 새로운 길을 향해서 흔들림없이 나아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김 대표 자신도 단수추천이 아닌 경선을 통한 공천을 실시함에 따라 지난 2013년 7월 전당대회 공약이었던 상향식 공천을 견고하게 실천하겠다는 강조의 의미다.

앞서 김 대표는 공관위가 우선·단수추천지역을 확대하는 것을 포함해 권한을 넘어 당헌·당규를 어기고 있다며 지난 22일부터 자신이 주재하는 공개 회의 석상에서 공개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윤상현 의원의 김 대표를 겨냥한 '솎아내기' 비밀 녹취록 파문이 터지면서 침묵은 더욱 깊어졌다.

당 안팎에서는 이를 공관위와 친박 주류를 향한 일종의 항의 표시로 보는 해석이 많았다.

다만 김 대표에게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자신의 측근으로 통하는 일부 서울, 수도권 의원과 텃밭인 영남 지역의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은 아직 공천을 확정 짓지 못했다는 점이 부담이다.

만약 비박계 의원들이 공천에서 대거 탈락할 경우 친박 주류가 김 대표의 공천장과 맞바꿔 정치적 반발을 무마하려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구(舊) 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 맏형 격인 이재오 의원을 제외하고 대다수 친이계가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불출마를 선언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