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난해 미국시장 점유율 3.2%…15년만에 최고치

한미 FTA 수혜 '톡톡'…일본 점유율과 격차 2.65%P 사상 최저 지난해 우리나라 제품이 미국 수입시장에서 차지한 비율은 3.20%로 지난 2000년 3.31%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이 이처럼 선전한 데는 지난 2013년 3월 15일 발효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4일 '한·미 FTA 4주년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은 악화한 대외 여건 속에서도 FTA 수혜 품목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출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20%로 지난 2008년 2.29%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한·미 FTA를 체결한 2013년에는 2.75%로 2012년 2.59%에서 눈에 띄게 상승했다. 이후 2014년 2.97%로 증가 폭을 확대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698억3천만달러로 전년보다 0.6% 감소했다.

반면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의 점유율은 2000년 12.05%나 됐지만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5.85%로 한국과의 격차가 역대 최저치인 2.65%p로 좁혀졌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FTA 수혜품목(FTA에 따른 관세 철폐 또는 인하 품목) 수출은 전년 대비 5.1% 증가해 주요 경쟁국인 일본(-7.8%)과 중국(4.2%)의 대미 수출 증가율보다 훨씬 앞섰다. 지난해 미국 전체의 FTA 수혜품목 수입이 11.9% 줄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 성과다.

FTA 수혜 품목 중에서는 전기전자(12.5%), 기계(12.4%), 고무(11.3%), 농수산식품(12.9%) 분야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FTA 수출 활용률은 지난해 71.1%로 나타났다. FTA 수혜가 가능한 전체 품목의 수출 총액 235억5천만달러 가운데 167억5천만달러가 혜택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FTA의 혜택을 보려면 원산지 요건을 갖춰야 하는데 이를 충족하지 못하거나 사후 검증이 우려돼 관세 혜택을 포기하는 경우 관세 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된다.

자동차 부품(84.9%)과 고무 타이어(99.5%)의 FTA 활용률이 특히 높았다. 두 품목은 한·미 FTA 체결을 통해 각각 2.5%와 4%의 관세율 철폐 효과를 얻었다.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지난해 440억2천만달러로 전년보다 2.8% 감소했다. 승용차, 액화석유가스(LPG) 등 일부 품목의 수입이 증가했지만 곡물, 사료, 의약품 등의 수입이 줄면서 전체 규모가 줄었다.

당초 한·미 FTA 체결 때 우려했던 농축수산물 분야의 수입은 10.3% 감소했다.

미국산 승용차 수입의 경우 지난 4년간 연평균 36.6%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32.6% 늘어났다. 올해 1월부터 미국산 승용차에 대한 무관세(4%→0%)가 적용됨에 따라 관세 철폐 효과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승용차의 대미 수출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간 유지되던 2.5%의 관세가 역시 올해 완전히 철폐됐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미국 수입 통계에 따르면 소형차의 경우 우리나라의 지난해 점유율이 33.7%로 전년보다 5%p 상승했다. 중형 승용차의 대미 수출도 1월 12억6천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보다 3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또 자동차 부품, 산업용 보일러, 밸브 등 중소기업 수출 품목에서도 FTA를 통한 수출이 유망할 것으로 분석했다.

박지은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이제 미국 수출액의 95.7%에 대해 무관세로 수출이 가능하다"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우리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한·미 FTA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미국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