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3-14 16:13:10
기사수정 2016-03-14 16:13:10
김옥연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장 '약가제도 개선' 촉구
약값을 너무 낮게 책정하는 우리나라의 관련 제도는 환자들이 혁신적인 신약에 접근할 기회를 차단하는 문제가 있다고 김옥연 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 회장(한국얀센 대표)이 지적했다.
김옥연 회장은 14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항암제 분야에서 최근 5년 동안 개발된 치료제 가운데 국내 환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신약은 약 15%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라고 김 회장은 덧붙였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한국 정부에서 요구하는 가격에 약을 판매하기보다 아예 한국 시장에 진출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김 회장은 설명했다.
김 회장은 "한 업체가 한국 진출을 포기하면, 의약품을 복용할 환자는 물론이고 한국시장 진출을 포기한 다국적제약사, 그 의약품의 판매를 함께하기로 했던 국내 제약사가 모두 피해자가 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환자들이 더 낮은 가격에 효과적으로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보험의 재정 부담도 줄일 수 있도록 약가를 낮출 수 있는 여러 장치를 마련해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러한 제도가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KRPIA는 OECD 회원국별 신약 가격을 분석해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의 신약 가격은 OECD 회원국 평균가의 44%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구매력 지수에 근거해도 우리나라의 신약 가격은 OECD 회원국 평균의 59%에 그친다고 KRPIA는 덧붙였다.
이러한 약가 정책은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제약 강국' 목표 달성에도 장애가 될 수 있다고 KRPIA는 강조했다.
국내 업체가 새로운 신약을 개발해도 한국에서 높은 약값을 책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약값을 올려 받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김옥연 회장은 "보험 재정을 건강하게 유지한다는 목적만 놓고 보면 정부의 약가 정책이 효과를 거두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며 "하지만 이렇게 낮은 약가만 추구하는 방식으로는 이 산업을 유지하기가 힘들 수가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RPIA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신약 약가 우대 정책에 대해서도 "적용 범위가 너무 협소하고 조건이 까다로워 업계에서 제도 도입 자체를 반기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국내에서 세계 최초 허가를 받은 경우, 혁신형 제약기업 등이 개발한 경우, 국내에서 임상시험 1상 이상을 수행한 경우 등 조건에 모두 해당하면 약값을 우대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런 모든 조건에 해당하기가 어렵고 우대한 약가 역시 업계의 현실적인 기대를 충족하기는 역부족"이라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연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