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3-14 16:55:48
기사수정 2016-03-14 16:55:48
작년 10월 사건 뒤늦게 끄집어내 우리 정부에 시비
북측은 14일 지난해 10월 동해상에서 발생한 남북한 선박 충돌 사고와 관련해 우리 정부에 대해 북한 인권 문제를 언급할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이후 해외 파견 노동자의 임금 착취 등 북한 당국의 인권유린 문제가 재조명되는 상황을 희석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인륜도 법도도 모르는 깡패무리'라는 제목의 개인 논평을 통해 "괴뢰 패당은 이 엄중한 사건이 있은 때로부터 여러 달이지나도록 아무런 죄의식도 없이 사죄와 보상을 외면해왔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말끝마다 '인권' 문제를 떠들며 공화국을 걸고들고 있는 괴뢰들이 우리 선박을 대상으로 감행한 저들의 비인도주의적이고 반인륜적인 해상 깡패행위에 대해서는 실로 뻔뻔스럽게 놀아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류량심의 법정에 제일 먼저 끌려나와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할 희세의 인권유린왕초들은 그 더러운 입으로 '북인권' 나발을 불어대지 말라"면서 "박근혜 역적패당이 '인도주의'니 '북인권'이니 떠들어댈수록 인권과 담을 쌓은 저들의 추악한 몰골만을 더욱 드러낼 뿐"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동해상에서는 지난해 10월 1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정동진 북동방 190마일 지점에서 제주 선적 화물선 하이니호가 조업 중이던 북한 어선 두루봉 3호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북측은 하이니호가 의도적으로 자국 어선을 들이받아 선원 5명이 부상했다며 사죄와 보상을 요구해왔다.
국내 보험사는 올해 초까지 중국내 북측 대리인과 보험료 지급 관련 협의를 진행했으나, 북측이 과도한 금액을 요구해 진척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현 시점에서 이 사고를 대남비방 소재로 들고 나온 목적은 사죄와 보상 자체보다는,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강화 움직임을 누그러뜨리려는 측면이 커 보인다.
앞서,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북한인권협회(EAHRNK) 주최 콘퍼런스에서 안보리가 북한 인권결의안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콘퍼런스에서는 북한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 인권유린 문제에 대한 책임을 묻는 방안 등도 논의됐다.
한국 역시 지난 3일 북한인권법을 제정했다. 북한인권법은 북한 주민에 대한 인권범죄를 체계적으로 수집·기록함으로써 통일 이후 인권범죄에 연루된 북한 고위층의 책임을 묻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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