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3-14 19:30:29
기사수정 2016-03-14 23:10:56
박석민·나바로·임창용 등
공백에도 시범경기 1위
한화·LG 공동 2위 ‘기대감’
시범경기가 과연 정규리그 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해 올 시즌 먹구름이 잔뜩 드리웠졌던 삼성이 지난 8일 개막한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예상 밖의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또 고액 선수들을 대거 보강한 한화와 지난해 하위권 LG도 공동 2위를 기록하며 올 시즌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
스토브리그에서 전력이 대거 유출된 삼성의 시범경기 성적은 예상 밖이다. 삼성은 지난해 74홈런과 253타점을 합작한 박석민(NC)과 야마이코 나바로(지바롯데)가 이탈해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투수진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구원왕인 팀의 기둥 임창용은 도박파문에 휩쓸려 방출됐다. 선발 윤성환과 필승조 안지만도 도박 관련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복귀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팀 전력 약화가 예상됐지만 최형우가 맹활약하며 이런 우려를 씻어냈다. 최형우는 지난 13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전에 4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홈런 1개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렸다. 최형우는 4경기에서 홈런 3개를 기록하며 시범경기 홈런 1위로 치고 나갔다. 새로 짜인 클린업 타선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3번 발디리스(타율 0.375)와 5번 ‘국민타자’ 이승엽(타율 0.357)이 방망이를 예열하며 시즌 전망을 밝히고 있다.
지난 시즌 시범경기에서 최하위에 머문 한화는 4승1패로 공동 2위로 도약했다. 지난해 한화 선발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와 ‘타선의 핵’ 김경언 등 투타 주축 선수들이 서산에서 훈련하고 있는 와중에도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한화의 약점으로 지적된 마운드가 두꺼워졌기 때문이다. 지난 FA시장에서 4년 계약으로 영입한 불펜자원 정우람(84억원)과 심수창(13억원)이 마운드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장민재를 비롯한 새로운 얼굴과 박정진·송은범 등 베테랑 투수들도 뭉쳐 투수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경기가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시범경기서 부진한 최진행이 살아나면 공격력에서도 기대할 부분이 많다는 평가다.
지난해 하위권에 머물며 자존심을 구긴 LG도 시범경기를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LG는 노쇠한 빅4 타자(정성훈·이병규·박용택·이진영) 대신 야수 쪽에 젊은 피를 수혈해 재미를 보고 있다. 타자 쪽에서 안익훈, 채은성 등이 눈에 띄게 성장하며 주전들과 확실한 경쟁체제를 갖추고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양상문 감독이 주문하는 적극적인 스피드 야구도 상대를 압박하고 있다. LG는 5경기에서 전 구단에서 가장 많은 11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발야구’를 주도하는 팀으로 거듭났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정규시즌은 매 경기가 민감하기 때문에 팀을 점검하기 위해 과감한 경기 운용을 할 수 없다”며 “시범경기 성적이 절대적이지 않지만 본 경기 전 팀 색깔을 맞혀 보는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