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책받침 여배우 3인방을 기억하는가. 브룩 쉴즈와 피비 케이츠 그리고 소피 마르소다. 그중에 한 명을 꼽으라면 주저하지 않고 소피 마르소다. 깊고 푸른 눈망울, 새벽 이슬을 머금은 장미같은 그녀의 매력은 헐리우드 배우에게서 전혀 찾을 수 없는 신비스런 매력이 있다. 에바 그린, 마리옹 꼬뜨아루, 레아 세이두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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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 라뚜르 마르띠악 레이블 디자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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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 라뚜르 마르띠악 더블매그넘을 들고 포즈를 취한 에두아르 크레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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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 라뚜르 마르띠악 와이너리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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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 라뚜르 마르띠악 소유주 크레스만 일가의 형제 트리스탄과 로이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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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 라뚜르 마르띠악 와인을 테이스팅하는 전문가들 |
이날 에두아르씨와 함께 마르띠악 와인들을 빈티지 별로 버티컬 테이스팅을 했다. 마르띠악 블랑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12년 빈티지를 시음했는데 향부터 매우 독특하다. 처음에는 광물성 석유냄새 같은 패트롤(Petrol)로 시작된다. 아마도 진흙토양과 라임스톤(석회암)으로 이뤄진 미네랄이 굉장히 풍부한 그라브 떼루아의 특징때문으로 여겨진다.
시간이 흐르면 점점 시트러스 계열의 시큼한 레몬 향이 올라온다. 입안에 침이 잔뜩 고이면서 식욕을 부르는 화이트 와인이다. 세미용 50%, 소비뇽 블랑 47%, 무스까델 3%를 블렌딩했다. 블렌딩 비율은 매년 기후의 영향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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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 라뚜르 마르띠악 블랑 2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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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 라뚜르 마르띠악 루즈 2005 |
2012 빈티지는 다양한 허브향이 굉장히 풍부하다. 마치 강원도 평창의 허브마을에 놀러온 느낌이다. 마치 10대때의 청순한 소피 마르소를 보는 듯하다. 모카와 감초와 제비꽃향도 느껴지며 꽈리고추 같은 스파이시함과 후추향도 올라온다. 탄닌은 아직 단단한 영한 와인으로 숙성이 필요해 보인다.
2010 빈티지는 2년 차이 밖에 안되지만 2012 빈티지에 비해 긴장감은 옅어지고 훨씬 안정화된 느낌을 준다.좀더 진한 향과 맛을 보여주는 농밀한 와인으로 과실향이 매우 우아하게 피어난다.
2005 빈티지는 컬트와인의 인상이 강렬하다. 화장품이 향이 코에서 강렬하게 느껴지는데 산소와 접촉할수록 그 향은 매우 매력적이고 자극적인 농익은 여성의 느낌으로 변한다. 이어 과일향은 천천히 올라오는데 시간이 지나면 그 농도는 더욱 짙어져 입안을 수많은 꽃다발과 검은 과실 향으로 가득 채운다. 2005년 그라브의 여름은 매우 덥고 건조해 그레이트 빈티지가 탄생했다. 풍부한 아로마와 부드러운 탄닌, 좋은 피니시가 길게 이어진다.
1999 올드 빈티지는 정말 스페셜한 와인이다. 더블매그넘 와인을 2시간 디켄딩한 뒤 테이스팅했는데 완전히 열리기 까지는 잔에서도 1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인내력이 필요한 와인이다. 코끝에서는 두엄같은 구리구리한 향과 매니큐어를 지우는 아세톤향이 강렬하게 느껴지는데 결코 불쾌하지가 않다. 조금 더 산소와 접촉하면 그 향은 매우 풍성하면서 우아하다. 여자가 어떻게 나이들어야 하는지 정답을 보여주는 와인이다.
4번째 한국을 방문한다는 에두아르는 한국 와인 시장을 ‘슬리핑 뷰티(Sleeping Beauyt)’ 라고 표현했다. 매일 반병 정도를 마신다는 그는 “아직은 한국 와인 시장이 잠을 자고 있지만 점점 한국인들이 와인을 많이 마시고 있고 좋은 와인들도 마시기 시작하기 때문에 조만간 깨어날 잠재적 가치가 매우 높은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김치나 생선찜과는 마르띠악 블랑을, 바베큐, 수육찜, 갈비찜과는 마르띠악 루즈를 추천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