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이한구 '비박 낙천' 싸고 충돌

김 “당헌·당규 위반”… 9곳 의결 보류·재의 요구
이 “만장일치 결정” 반박… 유승민 공천 놓고 격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비박(비박근혜)계 현역 의원들을 겨냥한 물갈이 공천 결과를 놓고 충돌했다.

새누리당 4·13 총선 공천에서 배제된 주호영 의원(왼쪽)이 16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로 들어오는 김무성 대표(오른쪽)의 손을 잡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당헌·당규에 위배되는 사항이 있고 국민공천제 취지에 반하는 전략공천 성격이 있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공관위의 컷오프 결과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김 대표는 이재오, 주호영 의원 지역구를 포함한 7대 단수추천 지역과 2개 우선추천 지역 의결을 보류했다. 김 대표는 이 의원 공천 탈락과 관련, “당에서 5번씩이나 공천을 줘 당선된 사람을 이제 와서 정체성에 맞지 않다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공관위의 결정을 비판했다. 또 주 의원의 대구 수성을 지역에 대해선 여성우선추천 지역 선정 재의를 요청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경선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공관위의 전날 단수 후보 결정에 재의를 요구했지만 이 위원장은 일축했다.
남정탁 기자
그러나 이 위원장은 김 대표 기자간담회 직후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공관위 내부에서 (수성을 재의 문제를) 논의한 결과 반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지적한 나머지 지역에 대해선 “(공관위 결정에 대한) 보류는 최고위의 역할로 최고위에서 하면 될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당헌·당규 위반 주장에 대해 “그 결정은 (비박계) 사무총장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만장일치로 결정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의 공천 문제를 놓고 진통을 거듭했다. 전날 공관위 내부에서 유 의원 컷오프에 대해 의견이 갈린 데 이어 이날 2시간30분여 동안 열린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친박근혜)계는 “유 의원의 과거 발언은 당 정체성에 위배된다”며 공천 배제를 주장했다. 이에 유 의원의 컷오프로 인한 수도권 선거의 어려움을 내세운 반대 의견이 나오자 최고위는 공관위에 공을 넘겼다. 이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여론 수렴을 더 해서 언젠가는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부담이 큰 유 의원 공천 배제를 놓고 최고위와 공관위가 ‘폭탄돌리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공관위는 이날 11개 지역 여론조사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박명재(포항남·울릉), 이완영(고령·성주·칠곡) 의원 등이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을 확정지었다. 현역 추가 탈락자는 없었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