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역사 바꿀 '고대 십자가' 나왔다

세계 최초로 가장 오래된 ‘비르카 십자가’가 우연히 한 남성에 의해 발견됐다.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 이 십자가는 기존 기독교 역사를 바꿀 것으로 예측됐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8일(현지시간) 덴마크의 한 남성이 2주 전 발견한 고대 십자가가 기독교 역사 기록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데니스 홈이 덴마크에서 발견한 고대 바이킹 시대 십자가
인디펜던트 캡처
덴마크 남성 데니스 홈은 퇴근 후 오스트핀섬에 있는 아운스레브 마을 근처에서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문제의 십자가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금요일이라 일을 일찍 끝내고 산책 하고 있는데 갑자기 뭔가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홈이 발견한 십자가는 바이킹 시대 전파된 기독교 상징물인 ‘비르카 십자가’. ‘비르카’는 스웨덴의 고대 바이킹 유적지를 가리킨다.

홈은 “처음에 진흙을 털고 귀금속 종류의 물체를 들고는 별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그저 신기한 마음에 SNS에 사진을 올렸다”고 말했다. 홈이 올린 십자가 사진은 SNS에서 반향을 불러 일으켰으며 네티즌들은 홈에게 이 신기한 십자가를 박물관에 가져가보라고 부추겼다.

오스트핀섬 박물관에서 안내를 맡고 있던 고고학자 멀린 벡은 홈이 가져온 십자가를 본 후 “이건 너무 충격적인 발견이다”라며 “이건 10세기 초의 물건”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벡은 “스웨덴에서 발견된 비슷한 시기의 발견물이 있지만 이건 덴마크에서 나온 기독교 유물”이라며 “굉장히 훌륭한 상태로 보관된 기독교 유물 중 하나”라고 말했다.

고대 바이킹 여성을 묘사한 이 십자가는 무게 13.2g 길이 4.1㎝로 작지만 매우 정교하다. 연대는 900∼950년 정도로 추정된다. 십자가의 추정연대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는 덴마크인이 기독교를 받아들인 시기를 알려진 것보다 앞당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추정으로 보면 1100년 전 유물이라고 디스커버리 뉴스도 이날 보도했다. 기존에 발견된 비슷한 형태의 십자가는 400년 전으로 추정됐다.

기독교가 덴마크 바이킹 문화에 전파됐음을 알려주는 유물인 옐링 스톤 2개 중 하나
인디펜던트 캡처
지금까지 덴마크가 기독교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시기를 가리키는 지표는 ‘옐링 스톤’이었다. 덴마크 유틀란드 옐링의 작은 마을에 두 개의 무덤 봉분과 교회, 룬 문자가 새겨진 옐링 스톤에는 오딘과 토르 등 북유럽의 다양한 신을 믿던 덴마크 인들이 기독교로 건너가는 과정이 담겨있다. 덴마크에 기독교가 전파된 증거로 가장 오래된 이 돌은 965년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벡은 “기독교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일찍 그리고 더 멀리 퍼졌을 것임을 확실히 알게해주는 증거”라며 “이 십자가는 확실히 역사책에 기록될 물건”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십자가는 바이킹 박물관에 보관 중이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