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3-20 23:31:02
기사수정 2016-03-20 23:31:02
김종인, 비례 2번에 자신 지명… 당내 강한 반발에 부딪혀
‘원조친박’ 진영, 더민주 입당… 이혜훈, 경선서 조윤선 꺾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0일 총선 비례대표 후보 2번에 자신을 지명하는 ‘셀프’ 공천을 단행해 비상식적이라는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된 뒤 탈당한 ‘원조 친박(친박근혜)’ 진영 의원도 이날 더민주에 입당해 공천 불복이란 한국정치의 퇴행적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민주가 이날 발표한 43명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 확정은 중앙위원회 위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이들은 후보 추천 절차를 둘러싼 비대위의 결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더민주는 21일 오후 중앙위를 재소집하기로 했다.
비례대표 후보 2번을 받은 김 대표는 비례대표 후보 3명 공천 권한 중 하나를 자신에게 사용해 대표직을 이용해 손쉽게 금배지를 달려 한다는 비난이 거세다. 경선에 탈락한 김광진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김 대표의 셀프 전략공천은 정의롭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더민주는 “비례 추천을 다시 하라”는 당내 반발이 잇따르며 하루종일 시끄러웠다.
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입당 기자회견에서 “저는 대한민국주의자로서 새 깃발을 들었다. 저는 그 깃발을 함께 들 동지를 더불어민주당에서 찾았다”고 밝혔다. 이어 “살벌한 배격도 정치로 미화했다”며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더민주는 그를 서울 용산에 전략공천했다. 박근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과 현 정부의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진 의원이 공천에 불복해 당적을 변경한 것은 구태정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에선 ‘진박’(진실한 사람+친박)’후보가 줄줄이 탈락했다. 이날 발표된 34개 지역 경선결과를 보면 서울 서초갑에서는 진박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원조 친박’ 이혜훈 전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친유(친유승민)계 김상훈 의원도 대구 서구에서 진박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제쳤다. 김무성 대표 등 최고위원 전원도 공천을 확정했다.
전날 발표된 64개 지역 경선결과에선 친박 핵심 김재원(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등 현역의원 8명이 경선에서 패했다. 이날도 결론을 내지 못한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 공천 여부 발표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