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보다 달콤한…' 백화점 디저트의 유혹

'국내엔 없는…' 해외 유명 브랜드 속속 입점
차별화·고급화로 디저트 매출 매해 성장
직장인 장모(30·여)씨는 지난 주말 봄옷을 사기 위해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 들렀다. 장씨는 여성의류 코너를 두 세바퀴 둘러본 후, 지하 식품관에 위치한 한 디저트 매장에서 쇼핑을 함께 나온 친구와 타르트를 주문했다. 일반 커피전문점에 비해 다소 비싸다고 느꼈지만, 평소 접하기 힘든 디저트를 먹어볼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30분 가량 디저트 매장에서 휴식을 취한 장씨는 또 다른 디저트 매장에서 남자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한 마카롱을 구입한 후, 다시 의류매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최근 백화점 식품관이 해외 유명 디저트 브랜드들이 격전지로 변모하고 있다. 고급 디저트 매장은 온라인 유통채널은 물론 경쟁 백화점과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또 고객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이고 체류시간을 늘려 여타 상품군의 매출 신장을 유도하는 역할도 톡톡히 한다. 수년째 백화점 총매출이 정체돼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디저트류 매출은 매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유명 디저트 브랜드, 백화점 총집결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유명 디저트 브랜드를 속속 입점시키고 있어 관심을 끈다. 과거 커피전문점 위주에서 벗어나 마카롱, 컵케이크, 타르트, 슈크림빵 등 종류도 다양화하는 추세다.  백화점 내 프리미엄 디저트 매장은 검증된 맛과 세련된 인테리어로 쇼핑객들을 사로잡는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2월 명동 본점에 프랑스 명품 초콜릿 '라메죵뒤쇼콜라'를 국내 최초로 정식 입점시켰다. 현재 세계 38개국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라메죵뒤쇼콜라'는 연 200회 이상의 레시피 테스트를 거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신세계 강남점에는 '홉슈크림'이 입점했다. 일본 오사카가 본고장인 이 브랜드는 갓 구워낸 바삭한 빵에 신선한 슈크림을 넣어 만든 정통 슈크림빵으로 명성이 높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내 디저트 매장인 '포숑'(위), '비스테카'(아래). 사진=오현승 기자.
롯데백화점은 '위고에빅토르', '키세키', '마들렌바', '서울쿠키컴퍼니', '브래드앤서플라이', '키스더티라미수', '달롤', '주니어스' 등의 디저트 브랜드를 단독 운영하고 있다. 소공동 본점에 입점한 프랑스 베이커리 브랜드 '포숑'은 최근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로 새단장해 휴식 공간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은 프랑스에서 만든 수제과자류를 직접 공수해 판매하는 '라꾸르구르몽드'를 판교점에서 운영하고 있다. 또 판교점은 정통 미국식 베이커리 컵케이크로 알려진 '매그놀리아', 마카롱이 유명한 '피에르에르메' 등의 매장도 선보이고 있다. 

업계 '빅3'뿐만 아니라 여타 백화점에서도 유명 디저트 매장은 그야말로 대세다. 한화갤러리아 압구정점 명품관인 '고메이494'는 베이커리 브랜드인 '르브아'를 비롯해 각각 치즈케이크와 초콜릿으로 유명한 '르타오', '로이즈'를 운영 중이다.
 
AK플라자 분당점은 마카롱으로 유명한 '메종드조에'를 비롯해, 비스킷, 초콜릿만을 전문 취급하는 '라비드프로마쥬', 슈크림빵으로 잘 알려진 '홉슈크림' 등을 입점시켰다.
한화갤러리아 압구정점 명품관인 '고메이494' 내 디저트 매장 '르보아'. 사진=한화갤러리아백화점
◇'집객 효과+고급화 전략'…디저트 매출도 증가세

백화점은 쇼핑객을 끌어들이고, 또 이를 통해 고객의 점내 체류시간을 늘리고자 유명 디저트 매장을 적극적으로 유치,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영업전략은 온라인 유통채널 및 대형할인점 등 여타 유통업태와 차별성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백화점의 한 임원은 "10~30대 고객은 온라인에 익숙하지만 항상 온라인에만 머물지 않는다"며 "고객이 직접 매장에 나와 쇼핑하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건 오프라인 유통채널인 백화점이 가진 경쟁력이자 장점"이라고 말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외국을 경험한 소비자가 늘면서 백화점업계는 해외 유명 디저트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식품관에 입점시키고 있다"며 "이는 일반 슈퍼나 대형마트와 견줘 백화점만이 가진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고급화전략이자 차별화전략"이라 분석했다.


유명 디저트 매장이 인기를 끌면서 백화점 디저트류 매출도 매해 증가세다. 

롯데백화점은 2013~2015년 중 디저트 상품군 매출이 각각 23%, 29%, 25% 늘었고,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디저트 상품군 매출도 18.7%, 9.6%, 2.6% 증가했다. 한화갤러리아 '고메이494'도 최근 3년 연속 두자릿수(20%, 12%, 10%)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유통 담당 애널리스트는 "백화점 내 유명 디저트 매장은 '쇼핑 공간'인 백화점을 '즐거운 공간'으로 인식케 하는 역할을 한다"며 "고객들의 체류시간 증가를 유발해 디저트류 및 백화점 전체 매출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한 리서치전문기업 관계자는 "백화점의 유명 디저트 매장 유치는 여성고객의 방문을 유도해 백화점에 머물게 하려는 전략"이라면서 "소셜커머스 등에 밀려 성장이 정체된 백화점이 생존을 모색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세계파이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