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간호사가 1년여 동안 보살핀 아기를 딸로 받아들여 네티즌들의 가슴을 찡하게 하고 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간호사도 입양아다. 둘의 만남은 운명이었던 셈이다.
미국 뉴멕시코주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 중인 앰버 보이드(27)가 니콜을 만난 건 2013년 초. 니콜이 생후 3개월이었을 무렵이다.
2012년 12월에 태어난 니콜은 조산인 데다가 ‘배꼽류(omphalocele)’라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었다. 이는 앞 복벽의 선천적 결손으로 복강 내 기관이 탈장하는 질환이다.
앰버는 집중치료실에 들어온 니콜을 밤낮으로 보살폈다. 그러는 동안 니콜의 부모는 어려웠던 경제상황 탓에 딸 양육권을 포기했다. 니콜과 달리 몸이 성했던 그의 쌍둥이 자매는 이미 친척이 보살피고 있었다.
니콜은 병원에 홀로 남겨졌다. 앰버 외에는 니콜을 만날 사람이 없었다. 그렇게 니콜이 만 한 살이 될 때까지 앰버는 아기의 곁을 18개월 동안 떠나지 않았다.
다행히 니콜의 몸 상태가 좋아졌지만 아기를 어디로 보내야 할지 병원은 고민에 빠졌다. 보호자도 없는 아기를 언제까지나 계속 병원에 남겨둘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앰버는 남편 테일러에게 조심스레 니콜 입양 의사를 밝혔다. 그도 과거 입양된 것으로 알려졌다. ‘입양’이라는 공통사항이 앰버의 마음을 니콜에게 기울게 한 것으로 보인다. 굳이 입양아가 아니더라도 2년 가까이 옆에 머무는 동안 니콜에 대한 측은심과 조금씩 피어난 애정이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
테일러는 앰버를 존중했다.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아내가 그렇게 생각한 건 마음속에서 우러나왔기 때문이라고 테일러는 생각했다. 앰버가 니콜의 엄마가 되기로 결심한 건 결혼 1주년이 조금 넘은 무렵인 2014년 5월의 어느날이었다.
2년 가까이 흐른 올 2월, 니콜은 공식적으로 보이드 부부의 딸이 됐다.
앰버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옳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니콜과 함께한 시간은 매우 짧았지만, 어느새 우리 가족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구성원이 됐다”고 덧붙였다.
니콜은 부부의 의붓딸이 되기 전인 작년 10월에 복벽 수술을 받았다. 수술이 잘 끝나 니콜은 무사히 회복 중이다. 다만, 영양분 섭취를 위한 호스와 호흡기에서는 완벽히 벗어나지 못했다.
니콜이 10여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보이드 부부는 지금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1년 사이에 걸음마를 배우고 서서 걷는 딸을 보면 이런 기적이 없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향후 의학적 도움이 필요한 아기 몇 명을 더 입양할 계획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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