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대북제재 전면 이행” 직접 공언

워싱턴서 한·중 정상회담… 박 대통령, 중국역할 강조/ 시진핑, 오바마와의 회담서 “사드 한반도 배치 반대” 한·중 정상은 3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북한 4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2270호 대북 제재 결의를 전면 이행한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 4차 핵실험 후 처음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행동을 바꾸기 위해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이 중요하다”며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에 “안보리 결의 채택 과정에서 중국이 기권하지 않고 적극 (동참)했기 때문에 안보리 결의를 전면적으로, 완전하게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청와대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이 전했다. 2270호 결의 채택 후 중국 정부 관계자들이 전면 이행을 다짐했으나, 시 주석이 직접 이행 의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중 정상은 또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해 정상 차원에서 처음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김규현 수석은 “(한·중) 양측의 기존 입장에 관한 의견 표명이 있었고, 앞으로 그 문제에 관해 소통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사드 논의는 국익·안보 관점에서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원칙적 입장을 재강조한 반면, 시 주석은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미국이 한국에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배치하는 데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3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옴니 쇼어햄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시작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갖고 3국 안보협력, 지역 및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3국 정상회의에서 2012년 체결 직전에 무산됐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조기체결 문제가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김 수석은 “GSOMIA 체결을 위해선 국내적으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우리 입장에는 변함이 없고 미국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52개국 지도자와 유엔 등 4개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한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는 1일 종료됐고, 참석 지도자들은 “전 세계가 국제 핵테러 위협에 공동 대응한다”는 취지의 정상성명(코뮈니케)을 채택했다. 박 대통령은 본회의와 업무오찬에서 핵안보 체제 강화를 위한 우리의 주도적 역할과 앞으로의 기여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이우승 기자, 도쿄=우상규 특파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