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4-04 19:41:04
기사수정 2016-04-06 14:30:01
운행구간 익산까지로 제한돼
유동인구 100만명 이상 줄고
대전∼호남권 왕래객도 급감
주민들, 고속철 연장운행 촉구
총선 앞두고 정치권 이슈 부상
서대전역은 호남과 수도권을 이어온 관문이다. 호남선 철도역 가운데 하루 1만4000여명이 오가는 가장 큰 정거장이었다. 충청·호남의 가교였던 이 역의 위상은 그러나 1년 사이 추락했다. 연간 500만명을 넘기던 이용객은 400만명(2015년 4월∼3월 27일 현재 392만3000명)에도 못 미친다. 유동인구가 100만명 이상 줄면서 주변 상권은 크게 위축됐다. 상인들은 서둘러 가게를 매물로 내놓고 있다.
지난해 4월 충북 오송∼전북 익산을 직접 잇는 호남고속철 개통이 서대전역에 남긴 그림자가 짙다. 우회노선으로 전락한 데 그치지 않고 호남 쪽 노선을 아예 끊어버린 후유증 때문이다.
주민들은 당시 이용객 편의와 상권 보호를 위해 하루 62회이던 서대전역 경유 KTX의 부분 유지를 요구했다. 직통노선만을 고집하는 호남 지역과의 갈등에 눈치만 보던 정부는 16회(주중)를 살렸다. 대신 운행구간을 익산까지로 제한해 절름발이로 만들었다. 지역갈등을 우선 피하고 보자는 정치적 타협이었다. 이용자 편의나 철도 운영의 효율성을 도외시한 결정에 대전∼호남권 왕래객은 급격히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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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시민들이 지난달 24일 서대전역에서 호남선고속철 대전 경유노선의 증편과 호남 연장운행을 촉구하고 있다. 대전 중구청 제공 |
참다못한 대전 시민들은 대전∼호남 간 고속철을 다시 연결하라고 아우성이다. 오는 8월 수서발 고속철도(SRT)가 개통하면 운행 열차가 늘기 때문이다. 최근 대전 중구 주민들은 서대전역 광장에서 KTX 증차운행 촉구대회를 열고 행동에 나섰다. 주민 12만명이 참여한 서명부와 호소문도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에 전달했다. 이들은 “서대전역 상권이 위축돼 주민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50만명으로 추정되는 대전지역 호남향우회도 성명서를 내고 호남고속철 연장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대전역에 서는 고속열차가 줄고 그마저도 익산까지만 운행해 대전과 호남 간 교류가 사실상 끊기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이웃 관계를 회복하려면 고속열차 연결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총선을 앞둔 정치권도 이슈로 부각시키고 있다. 정당마다 고속열차 증편과 서대전역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표심몰이에 나섰다.
그러나 수서발 고속철도가 대전시민들의 바람을 현실화시킬지는 미지수다. 사업시행 허가조건에 따르면 수서발 고속철은 고속철도선에서만 운용해야 한다. 운영사인 SR 측도 일반 선로인 서대전역 경유는 운영상의 어려움이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R은 “서대전역 운행이나 횟수 등을 놓고 현재 철도시설공단, 코레일 등과 협의 중이지만 최종 결정은 국토부 선로배분심의위원회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