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선 ‘백색바람’ 호남선 ‘녹색바람’… 끙끙 앓는 여야

“지지층 이탈 멈추지 않아”
새누리 ‘집토끼’ 잡기 부심
더민주, 수도권에선 강세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각자의 텃밭인 대구·경북(TK)과 호남에서 지지율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선을 불과 6일 남겨놓고 양당 텃밭이 균열 조짐을 보여 TK와 호남의 표심이 선거전 후반 중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리얼미터가 7일 발표한 여론조사(4∼6일 조사, 95% 신뢰수준에서 ±2.5%p)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TK에서 일주일 전과 비교해 7.1%포인트 하락한 46.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수도권에서도 같은 기간 2.3%포인트 떨어진 33.1%로 집계됐다.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7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인천시선관위 직원들이 사전투표소를 설치하고 있다. 사전투표제는 여행·출장 등으로 선거일에 투표할 수 없는 유권자를 위한 것으로, 신분증만 있으면 전국 읍·면·동사무소와 서울역, 용산역, 인천공항 등 3511곳에서 투표할 수 있다.
인천공항=연합뉴스
수도권에서 경쟁하고 있는 더민주와의 지지율 격차도 불과 1.9%포인트로 좁혀졌다. 적극 투표의향층에서는 새누리당이 32.7%로 선거기간 처음으로 더민주(34.2%)에 뒤처졌다. 이에 새누리당은 공천 파동에 따른 지지층의 이반 현상을 막기 위한 ‘읍소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대구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이 무릎을 꿇은 데 이어 당 지도부는 이날 반성과 다짐을 노래한 이른바 ‘다짐송’을 공개했다.

더민주도 텃밭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더민주는 일주일 전 호남에서 32.6%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11.4%포인트나 떨어진 21.2%에 그쳤다. 수도권 지지율 31.2%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다.

국민의당은 호남지역 지지율이 같은 기간 40.5%에서 50.8%로 10.3%포인트 오르며 더민주와의 지지율 격차를 2배 이상 벌렸다. 그러나 수도권에서는 더민주가 지난주보다 3.2%포인트 상승한 것과 달리 국민의당은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당에 대한 호남 지지율 상승이 아직 수도권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호남 정책을 발표했고, 문재인 전 대표가 광주로 내려가 민심을 달래면 이전 지지율을 회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서울 몇몇 지역은 이번 주말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골든크로스 시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격전지가 역대 선거보다 늘어났지만, 이날부터 실시한 여론조사는 선거일까지 공표가 불가능해 ‘깜깜이 선거’ 우려가 나오고 있다. 총선에서 처음으로 도입되는 사전투표는 8일부터 이틀 동안 전국 3511곳에서 실시된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