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4-08 21:58:59
기사수정 2016-04-09 15:15:02
최근 안보리 제재 등 여파… 한국인 손님 끊겨 경영난… 외화상납 부담감 느낀 듯
중국내 북한 식당에서 근무하는 종사자 13명이 집단 탈출해 7일 국내에 입국했다. 그동안 북한의 해외식당 종사자가 개별적으로 탈출하는 사건은 종종 있었으나 한 식당에 근무하는 종사자가 집단탈출해 국내에 입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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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북한 식당에서 근무하던 종사자 13명이 동남아를 거쳐 7일 국내에 입국한 뒤 모처로 이동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게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 해외식당에서 근무 중이던 지배인과 종업원 등 13명이 집단 귀순했다”며 “이들은 남자 지배인 1명과 여자 종업원 12명으로, 4월 7일 서울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한두 명이 개별적으로 탈북한 사례는 있지만, 같은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이 한꺼번에 탈북해 입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정부는 이들의 의사를 존중해 인도적인 차원에서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병원 검진 결과 건강은 비교적 양호한 상태”라며 “이들 종업원은 해외에서 생활하며 한국 TV, 드라마, 영화,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의 실상과 북한 체제선전의 허구성을 알게 됐으며, 최근 집단 탈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탈북 배경과 관련해선 “대북제재 이후에 국제사회의 강력한 이행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에 있는 북한 식당도 타격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당국으로부터 촉구되는 외화상납 요구 등 압박이 계속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는 (탈북 종업원의)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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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은 북 식당 태국 방콕 시내에 있는 북한식당 평양아리랑관이 ‘내부 수리차 3월20일부터 4월20일까지 문을 닫는다’는 안내문을 내걸고 문을 닫고 있다. 방콕=연합뉴스 |
이들은 3월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채택 후 탈북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변인은 “한 (탈북) 종업원은 ‘한국에 오는 것에 대해 서로 마음이 통했으며, 누구도 거부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며 “정부는 이들이 집단이탈, 장거리 이동에 따른 긴장감·피로감 등을 호소하고 있어 충분한 휴식 후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유관기관 합동으로 구체적인 귀순 동기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집단탈북 사례를 공식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대변인은 “대북제재 국면에서 이렇게 집단 탈북이 이루어졌다는 상황 자체가 이례적이기 때문에 발표한 것”이라며 “북한 해외식당에 근무하는 종업원들은 우리로치면 중산층 이상이고, 비교적 성분도 좋은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이 한꺼번에 마음을 합쳐서 탈북을 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라고 정부가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청중 기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