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4-10 18:57:10
기사수정 2016-04-10 18:57:10
캐스팅 보트 쥔 충청
선거 때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할 정도로 최종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웠던 충청도에 ‘여풍’(與風)이 강하게 불고 있다. 20대 총선을 사흘 앞둔 10일 여야의 자체 판세에 지난 6일까지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새누리당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성향의 자유선진당이 존재한 시절 새누리당에게 대전은 난공불락의 요새와 같았다. 17대 총선에서는 탄핵 역풍에 힘입은 열린우리당이 6석을 싹쓸이했고,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압승한 후 4개월 만에 치른 18대 총선에서는 자유선진당이 5석, 통합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이 1석을 얻었다. 새누리당은 1석도 확보하지 못했다. 선진당 세가 크게 줄어든 19대 총선에 들어서야 새누리당은 보수성향 표를 기반으로 민주통합당(현 더민주)과 3석씩 나눠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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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 촬영 무소속 유승민 후보(왼쪽)가 10일 오전 경남 창녕군 영산장에서 이 지역에 출마한 무소속 조해진 후보(세 번째) 및 지역 주민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창녕=연합뉴스 |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대전은 1석이 늘어난 가운데 새누리당은 우세 3곳과 경합 우세 1곳, 더민주는 우세 2곳으로 나타났다. 대전 서을은 새누리당 이재선, 더민주 박범계 후보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중앙일보·엠브레인의 6일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0%p)에서 이 후보는 32.4%, 박 후보는 34.7%로 박빙의 대결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민주 시당 관계자는 “4곳이 우리 후보의 우세 지역이고 나머지 세 곳은 경합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언론사 여론조사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
충북지역은 새누리당 후보가 대부분 지역에서 앞선 것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은 충주와 제천·단양, 보은·옥천·영동·괴산 등 4곳이 안정권에 들어섰고, 청주 청원과 상당도 경합 우세로 분류했다. 더민주 중앙당은 충북 청주흥덕을 우세지역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여당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경쟁하고 있는 경합지역이다. 새누리당 이윤룡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우세 지역으로 “충청·강원(총 35곳 중)에서 20곳 후반 정도”라고 말했다. 더민주 충북도당 관계자는 “절박한 심정으로 새누리당 싹쓸이를 막아 달라고 현수막을 걸 정도로 위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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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유세 국민의당 김한길 의원(윗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이 10일 전북 전주시 평화동 사거리에서 전북 지역에 출마한 국민의당 후보들과 함께 유세를 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
충남지역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더민주 후보가 앞선 것으로 분류되는 곳은 천안 을과 병, 아산을 정도다. 새누리당은 당진과 아산갑, 보령·서천 등 5곳을 우세 지역으로 분류했고, 공주·부여·청양은 더민주 후보가 추격하고 있지만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세종시의 경우에도 무소속 이해찬 후보가 더민주를 탈당한 이후 경합 우세로 돌아섰다고 판단, 세종시에 첫 국회의원을 당선시킬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남은 관심은 더민주의 충청지역 의석 수에 관심이 모인다. 더민주는 탄핵 역풍이 불었던 17대(19석)를 제외하고 16대 8석, 18대 8석, 19대 10석을 확보한 바 있다. 더민주 관계자는 “국회 세종시 이전 카드를 꺼냈다가 바로 접으며 지역 분위기가 상당히 나빠졌다”고 밝혔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