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원내대표 경선… 판세 '오리무중'

정진석 "경륜은 내가" 나경원 "변화의 출발" 유기준 "관용과 상생" 새누리당 차기 원내사령탑 선출을 둘러싼 판세가 오리무중이다. 원내대표 경선의 유권자인 국회의원은 지역, 계파, 성향 등을 포함한 복잡한 친소관계로 얽혀 있다. 더욱이 예년보다 출마 선언 자체가 늦었던 만큼 선거운동을 할 만한 시간이 부족했던 데다 새누리당 당선자 중 40%에 육박하는 초선들과 교감할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아 각 후보 진영 모두 애를 태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전의 날을 하루 앞둔 2일 정진석, 나경원, 유기준(기호 순) 후보 진영은 면대면 방문과 전화 득표전, 언론 인터뷰 등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해 막판 표심잡기에 열을 올렸다. 세 후보 모두 승리를 자신하면서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변수에 대비하며 막바지 표 계산에 신중을 기했다.

정진석, 나경원, 유기준(기호 순) 후보
◆정진석, 협치 경쟁력 내세워 대세론 주장


충청 출신인 정진석 당선자는 모든 계파·지역별로 고루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 당선자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누가 나를 지지할까 스스로 점검을 해 보는데 다행스러운 것은 제가 지역별로 골고루 지지를 받고 있다”며 “(당내 의원들을) 대체로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한다면 그쪽으로는 우위에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정 당선자는 과거 충청권 기반의 국민중심당 원내대표, 청와대 정무수석을 거친 경륜을 내세워 자신이 원내사령탑의 적임자라고 강조한다. 국민의당이 신임 원내대표로 박지원 의원을 추대하면서 그에 맞설 협치 경험을 갖춘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 당선자가 범친박 성향으로 친박계는 물론 비박(비박근혜)계에서도 거부감이 없는 데다 러닝메이트인 김광림 의원이 당내 가장 많은 지역구 당선자가 포진한 TK(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대 국회의 첫 여당 원내대표 경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2일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가 국회 본청 원내수석부대표실 복도에 게시된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후보 등록 알림판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변화·쇄신 카드로 맞불

비박계 나경원 의원은 당의 변화와 쇄신을 키워드로 내세워 유권자를 공략하고 있다. 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총선 참패 이후 처음 있는 선거인 만큼 총선에서 나타난 변화의 민심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결과로 드러날 것”이라며 “의원들에게도 변화를 선택해야 하고, 저를 선택하는 것이 변화의 출발이라고 호소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나 의원 측은 나 의원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수도권 의원들과 비례대표 당선자의 표심에서 우위를 유지하고, 러닝메이트인 김재경 의원이 PK(부산·경남) 지지층을 끌어들인다는 계산이다. PK 당선자 대부분은 비박계가 점유하고 있어 표 계산에 들어가도 TK에 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친박 실세가 정 당선자를 조직적으로 지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친박계의 동향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나 의원은 과거 원내대표 경선처럼 ‘보이지 않는 손’이 드러날 경우 역풍을 맞을 것인 만큼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얻어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유기준, 탈계파·스킨십 강점

친박 핵심에서 탈계파를 선언한 유기준 의원은 관용과 상생의 정치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유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총선 민심을 가슴에 새기고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하는 역할도 필요한데 이러한 상황을 친박 책임론만 갖고 극복할 수 없지 않으냐”고 친박 2선후퇴론에 반발했다. 러닝메이트로 나선 이명수 의원도 “친박이라는 이유로 안 된다고 거부감을 느끼던 분위기는 꺾였다고 본다”며 “유 의원의 탈계파 선언과 그간 노력해온 스킨십 부분을 인정해주면서 지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 측은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을 주도하면서 친박 주류 의원들과 활발히 접촉한 점과 총선 이후 침체한 당청 관계를 조율할 수 있다는 측면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결선투표로 가게 되면 정 당선자와 나 후보 양쪽의 표심 상당 부분을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