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5-02 18:26:53
기사수정 2016-05-02 21:44:56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사과 /“포괄적 보상방안 마련할 듯”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최대 가해업체인 영국계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처음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하고 피해 보상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 간의 인과관계가 드러나 정부가 살균제 제품 수거에 나선 2011년 이후 5년 만의 사과인 데다 진정성이 의문시돼 피해자를 포함한 여론의 반응은 싸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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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 아타 샤프달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옥시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이재문기자 |
검찰은 옥시가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간 판매한 살균제 453만여개를 상대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옥시는 2일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대표가 직접 기자들과 만나 “가습기 살균제로 폐 손상을 입은 모든 피해자와 가족들께 머리 숙여 가슴 깊이 사과드린다”며 “피해자와 가족들에 대한 포괄적 보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법인뿐 아니라 영국 본사도 대표하고 있다”고 전제한 사프달 대표는 “본사와 협의해 7월까지 독립기구를 만든 뒤 세부적 보상 금액을 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식 입장 발표가 늦어진 이유를 “충분하고 완전한 보상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해성을 알고 팔았는지, 제품 관련 연구 결과를 조작했는지 등 제기된 의혹에 대해선 부인하거나 답변을 회피하며 “잘못된 행동이 검찰 수사에서 밝혀지면 즉각 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기자회견장을 찾은 피해자와 사망자 유족들은 “옥시의 사과는 검찰 수사 면피용”이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은 옥시가 2001년 출시한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이 2011년까지 총 453만여개가 팔린 것으로 보고 전수조사 에 나섰다. 검찰은 제품 출시 당시부터 호흡 곤란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소비자 민원이 빗발쳤는데도 옥시 임원들이 이를 외면한 채 판매를 강행한 정황을 잡고 관련자 전원을 과실치사 등 혐의로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김태훈·김선영 기자 00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