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송중기를 닮은 와인 두르뜨 에썽스

5개 와이너리 최고급 포도밭으로 빚는 슈퍼 보르도

 

엄친아도 이런 엄친아가 없다. ‘태양의 후예’ 송중기를 닮은 외모에 쵸코릿 복근.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못하는 게 없다. 거기다가 영어, 불어, 스페인어, 이탈리아 등 여러 언어에 능통하고 해박한 지식까지 가진 뇌섹남이라면 여자들은 반하지 않고는 못배길 것이다. 이런 와인이다. 에썽스(Essence)는. 같은 남자 입장에서 샘이나 배 아플 지경의 완벽한 남자가 떠오른다. 하지만 한 모금만 마셔도 최고 수준의 보르도 와인임은 부정할 수 없으니 송중기가 떠오른들 어찌하랴. 클래스는 영원하다 했는가. 보르도를 뛰어 넘는 보르도 와인. 그래서 이 와인을 ‘슈퍼 보르도’라고 부른다.

두르뜨 에썽스
에썽스는 보르도 최고의 네고시앙으로 알려진 두르뜨(Dourthe)에서 빚는다. 와인 이름을 에썽스(영어로는 에센스), 즉 ‘정수’라는 뜻으로 지은 것을 보면 오만하면서도 대단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감히 와인 이름에 에썽스를 붙이다니! 탄생 과정은 물론, 두르뜨가 어떤 네고시앙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에썽스는 보르도 그랑크뤼도 아니다. 물론 1855년에 파리박람회를 앞두고 나폴레옹 지시로 급하게 제정된 보르도 그랑크뤼 등급의 탄생 배경을 보면 그랑크뤼가 최고의 와인을 뜻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상급 와인들이 몰려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런 그랑크뤼를 뛰어넘는 에썽스가 탄생한 비결은 바로 포도밭에 있다. 에썽스는 두르뜨가 소유한 5개의 와이너리의 포도밭 320헥타 중 오직 8헥타의 최상급 밭에서 생산된 포도를 블렌딩해 빚는다. 바로 오메독(Haut-Medoc)에 있는 1855년 그랑 크뤼 샤또 벨그라브(Chateau Belgrave), 생떼스테프(Saint-Estephe) 지역의 크뤼 부르주아 샤또 르 보스끄(Chateau Le Boscq),  뻬삭-레오냥(Pessac-Leognan)에 있는 샤또 라 갸르드(Chateau La Garde), 생쌩떼밀리옹 그랑 크뤼(Saint-Emilion Grand Cru)인 샤토 그랑 바라이 라마젤 피제악(Chateau Grand Barrail Lamarzelle Figeac), 보르도 슈페리어(Bordeaux Superieur) AOC를 생산하는 샤또 뻬이 라뚜르(Chateau Pey la Tour)다. 두르뜨의 오랜 경험과 열정, 그리고 모험정신이 이룩해낸 명작인 셈이다.

에썽스는 빈티지별로 6000병만이 한정 생산된다. 카베르네쇼비뇽 71% , 메를로 15% , 쁘띠베르도 14%다. 블렌딩 이전에 포도 품종에 따라 각각의 다른 오크배럴에서 18개월간 숙성한다. 블랙베리와 까시스와 같은 달콤한 검은 과일향, 향신료, 코코아, 바닐라향이 복합적이며 우아하게 시작된다. 이어 파워풀한 부드러운 탄닌의 질감이 입안을 가득 채우고 피니쉬는 매우 길다.

그랑크뤼 샤또 벨그라브 와이너리 전경.
출처=두르뜨 홈페이지
두르뜨의 시작은 184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에르 두르뜨가 두르뜨 프레르(Dourhe Freres)를 설립했으며 170여년 간 보르도의 명망 있는 4개의 가문들이 모여 지금의 두르뜨가 만들어졌다. 2007년 샴페인의 명가 티에노(Thienot) 가문까지 합류하면 현재의 두르뜨가 완성됐다. 그랑크뤼 클라쎄인 샤또 벨그라브(Chateau Belgrave)를 비롯해 오 메독 크뤼 브루주아(Haut-Medoc Cru Bourgeois) 등급인 샤토 헤쏭 리져브(Chateau Reysson Reserve), 생 줄리엥 크뤼 부르주아(Sanit-Julian Cru Bourgeois) 등급의 샤또 르 보스크(Chateau Le Boscq) 등 9개의 최고의 샤토를 소유하고 있다.

두르뜨 오너 Ppatrick Jestin.
출처=두르뜨 홈페이지
덕분에 프리미엄 와인에서 합리적인 가격의 대중적인 와인까지 다양한 와인을 전 세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디켄터가 ‘가장 믿고 선택할 수 있는 보르도 브랜드’라고 평가한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보르도 샤또는 무려 8000개에 달한다. 8만6000㏊의 A.O.C 포도밭에서 연간 약 7000만 상자의 와인이 만들어진다. 프랑스 와인의 25%가 보르도에서 생산되는데 넘쳐나는 보르도 와인중에서 선택의 기준을 제시하는 네고시앙이 바로 두르뜨인 셈이다. 더구나 두르뜨는 세계적인 와인메이커인 미셸롤랑(Michel Rolland)과 데니스 뒤브로디유(Denis Dubourdieu)가 주요 와인의 생산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두르뜨는 포도, 흙, 태양 그리고 물만 있으면 어디서나 와인을 만들 수 있지만, 위대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훌륭한 떼루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높은 잠재력을 가진 떼루아를 발굴, 개발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한다.

두르뜨 뉘메로 엥 와인들.
출처=두르뜨 홈페이지
두르뜨 와인들은 길진인터내셔널에서 수입한다. 4월 22일 붓처스컷 삼성점에서 길진 관계자들과 에썽스를 비롯한 대표 와인 5종을 테이스팅했다. 이중 뉘메로 엥(Dourthe No.1)은 보르도 와인 브랜드의 표본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상징적인 와인이다. 보르도 동일 가격대의 브랜드 와인 중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적인 와인 전문가 톰 스티븐슨은 저서 ‘소더비즈 와인 엔사이클로페디아’를 통해 이 와인을 “보르도 최고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No.1보르도 제네릭 와인”이라고 평가했다.

두르뜨 뉘메로 엥 블랑(Dourthe No.1 Blanc)은 소비뇽블랑 100% 드라이 화이트와인이다. 포도껍질과 함께 저온 침용 후 저온발효하고 6개월간 앙금(lee)과 함께 숙성한다. 연두 빛이 감도는 지푸라기색을 띤다. 침샘을 자극하는 시트러스와 이국적인 과일 향이 신선하고 상쾌하면서도 매우 향기롭다. 보르도 쇼비뇽블랑의 전형적인 특색을 보여준다.

두르뜨 뉘메로 엥 루즈
두르뜨 뉘메로 엥 루즈(Dourthe No.1 Rouge)는 메를로 65%, 카베르네 소비뇽 35%다. 윤기가 흐르는 가넷의 붉은 빛을 띤다. 진하고 향기로운 붉은 딸기류 과일향으로 시작된다. 과실의 맛은 농축미가 넘쳐나고 부드러운 탄닌과 매끄러운 질감이 느껴지며 밸런스가 매우 잘잡혀있는 구조감이 뛰어난 와인이다.

샤또 뻬이 라 뚜르 리져브 보르도 슈페리에르
샤또 뻬이 라 뚜르 리져브 보르도 슈페리에르(Chateau Pey La Tour Reserve Bordeaux Superieur)는 메를로 90%, 카베르네 소비뇽 5%, 까베르네 프랑 3%, 쁘띠 베르도 2%다.12 개월간 오크 배럴에서 숙성하며, 48%는 새 오크배럴을 사용한다. 샤또 뻬이 라뚜르는 보르도 지역에서 가장 좋은 토양 조건을 갖추고 있는 포도원 중의 하나이다.  강렬한 짙은 보랏빛이 감도는 검붉은 레드 컬러을 띤다. 코에서는 잘 익은 체리, 레드 커런트, 블랙 베리 등 검 붉은 과일류의 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입안에서는 신선하면서도 농축된 과일 맛이 가득 퍼지고 부드럽고 정교한 탄닌이 긴 여운을 남긴다.

샤또 벨그라브 그랑크뤼 끌라쎄 오-메독
샤또 벨그라브 그랑크뤼 끌라쎄 오-메독(Chateau Belgrave Grand Cru Classe HAUT-MEDOC)은 카베르네 소비뇽 60%, 메를로 35%, 카베르네 프랑 5%다. 샤또 벨그라브는 그랑크뤼 5등급이며 1979년부터 두르뜨가 운영하고 있다. 강하고 복합적인 부케, 깊고 신선한 붉은 과일향, 스파이시 향, 오크향이 특징이다. 탄닌은 우아하고 탄탄한 구조감이 느껴지는 집중력이 뛰어난 와인다. 스테이크, 각종 육류 또는 진항 풍미의 소스가 가미된 요리에 잘 어울린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