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5-04 18:45:47
기사수정 2016-05-04 18:45:47
‘친노·친문’ 범주류 표결집
더불어민주당은 4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합동토론회와 선거를 거쳐 3선의 우상호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이로써 우 신임 원내대표는 86그룹 대표주자에서 야권 유력인사로 급부상하게 됐다.
우 신임 원내대표는 제1당의 원내사령탑으로 여소야대·3당 체제에서 여당인 새누리당,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국민의당과의 줄다리기를 통해 정국 주도권은 확보는 물론 내년 대선에서의 정권교체를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투쟁 야당이 아닌 대안 야당의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가운데)이 4일 국회에서 열린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 선거에서 당선된 후 동료 의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남정탁 기자 |
86그룹 대표주자로 범주류 인사로 분류되는 우 의원의 당선에는 주류 진영의 지원이 뒤따랐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번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이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고 중도 성향에 가까워 주류-비주류 간 세 대결 양상은 덜해졌지만 비주류 진영에서 다수의 후보자가 출마해 표가 분산됐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인 데다 현재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당을 다가오는 전당대회까지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데 주류 진영 인사가 적합하다는 데 의견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 3선이지만 16대부터 당에서 대변인 등 주요 임무를 원만히 소화해 4선의 새누리당 정진석,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의 협상에서도 밀리지 않을 것이란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는 원내대표를 선출하며 곧바로 원 구성에 돌입하고 20대 국회 개회와 동시에 원내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의제 선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의당, 정의당과의 협조를 통해 여소야대 국면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우 신임 원내대표는 합동토론회에서 “여소야대 정신을 살려 야권과 먼저 협상하겠다. 야권 공동의 목표를 실현하는 전략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테러방지법, 세월호특별법, 국정교과서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수 없다. 첫 번째로 민생을 내세우고, 두 번째는 집요한 협상으로 잘못된 법안을 고쳐나가겠다”고 밝혔다.
클릭하면 큰 그림으로 볼 수 있습니다.
8월 말∼9월 초에 실시키로 한 전당대회까지 전대 관리는 물론 당내 단합이라는 숙제도 안게 됐다. 우 신임 원내대표가 이날 내부 단합과 소통을 수차례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우 신임 원내대표는 86그룹과 민주평화국민연대의 지지 외에도 당내 여러 인사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평가다. 19대 국회에서 당내 초·재선 소장파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를 이끌기도 했다. 전대를 기점으로 당 주도권을 갖기 위한 계파별 움직임이 가속화될 전망이어서 원내 수장으로 중심을 잡고 원내 전략을 지휘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가 될 전망이다. 54세로 6명의 원내대표 후보 중 최연소인 우 신임 원내대표가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되며 당 안팎에서 힘을 얻고 있는 50대 기수론, 세대교체론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