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가정보국장 4일 극비리 방한

국방장관·외교안보 당국자 만나
북핵관련 정보 제공… 의견 교환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사진) 국장이 지난 4일 전용기편으로 극비리에 방한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외교·안보 주요 당국자들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5일 “클래퍼 국장이 어제 오전 국방부 청사를 방문해 한 장관과 면담했다”면서 “두 사람은 주로 한반도 안보 정세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클래퍼 국장은 약 1시간 동안 북한의 5차 핵실험 징후와 영변 핵단지 동향에 대한 최신 정보를 한 장관에게 설명했다. 특히 미 첩보위성과 고고도무인정찰기 등이 포착한 영변 핵시설의 원자로 재가동 움직임 등 북한의 핵물질(무기급 플루토늄) 생산 가능성을 집중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클래퍼 국장은 앞서 지난 2월 미 상원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도 북한이 앞으로 몇 주나 몇 개월 안에 영변 원자로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 사람은 또 북한이 지난달 23일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위협 수준과 개발 실태도 공동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관계자는 “클래퍼 국장이 빈센트 브룩스 신임 주한미군사령관 취임을 계기로 방한한 것 같다”면서 “한 장관과는 북한 내부 정세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클래퍼 국장은 한 장관 면담 이후 청와대와 국가정보원을 포함한 외교·안보라인 주요 직위자들, 브룩스 사령관 등 주한미군 관계자와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정보국(CIA) 등 미국 16개 정보기관의 수장인 클래퍼 국장은 2014년 5월에도 한국을 비공개 방문했다. 당시 그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다. 당시도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것으로 예상되던 시기였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