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5-08 11:27:26
기사수정 2016-06-01 20:14:34
중국 당국이 최근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 도중 바나나를 먹거나 스타킹을 입는 행위를 전면 금지했다. 이같은 인터넷·모바일 콘텐츠는 국가의 ‘사상안보’를 위협하는 부적절한 행위라는 이유에서다.
7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와 텔레그래프 등 영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중앙방송(CCTV)은 최근 당국이 선정적인 표정이나 자세로 바나나를 먹거나 스타킹·서스펜더를 입는 장면을 인터넷·모바일에 내보내는 행위를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문화부는 도우TV나 판다TV, YY, 후야 등 자국 내 모든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을 상대로 "저속하고 폭력적이거나 음란한 콘텐츠" 방영을 방조하거나 부추겼는지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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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CTV 캡처 |
이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달 19일 “인터넷 공간이 엉망진창으로 변하거나 인터넷 생태환경이 악화하면 인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인터넷 검열 강화 방침을 시사한 뒤 나온 것이다. CCTV에 따르면 인터넷 라이브스트리밍 시청자의 30∼40%는 학생들이고 이들의 77%는 남성이다. 현지 언론은 라이브스트리밍 시청자의 26%가 18세 이하 미성년자이며 방송을 진행하는 BJ의 60%가량이 22세 이하라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에선 당국의 지나친 인터넷 검열에 대한 반발 기류도 느껴진다. 한 네티즌은 “바나나를 언제, 어떻게 먹는 게 선정적인지 누가 판단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시청자들은 "남자가 바나나를 먹어도 법에 저촉되나요?" "바나나 대신 오이를 먹으면 어떤가요?"라고 당국의 인터넷 검열 방침을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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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CTV 캡처. |
중국에서 라이브 스트리밍과 같은 인터넷·모바일 콘텐츠·미디어 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다. CCTV에 따르면 라이브 스트리밍 고정 시청자만 200만명이 넘는 BJ 장 키게의 경우 방송으로만 1년에 100만위안(약 1억7750만원) 이상 버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 사용자만 1억2000만명가량인 YY의 경우 나스닥에 상장된 이후 시가총액이 60% 급등한 59억위안(약 1조4725억원)으로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