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디지털교과서 위해 모든 초중고에 무선 인터넷망

일본 정부가 2020년부터 초·중·고교에서 디지털 교과서(전자도서)를 사용토록 하려는 계획에 따라 모든 학교에 무선 인터넷망을 설치하기로 했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은 내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총 100억엔(약 1081억원)을 들여 모든 초·중·고교에 무선랜(LAN) 설치 비용의 50%를 지원하기로 했다. 재원은 이동통신회사 등이 국가에 내고 있는 전파이용료로 충당할 방침이다. 현재 무선랜을 이용할 수 있는 일본 내 초·중·고교 교실은 24% 수준이며, 이 학교들 중에서도 기존 회선이 대규모 통신에 적합하지 않으면 회선의 대용량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 초등학생들이 태블릿PC로 수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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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조는 국·공립과 사립을 가리지 않고 전국 모든 초등학교 약 2만1000개, 중학교 약 1만개, 고등학교 약 5000개가 대상이다. 각 교실과 교무실, 체육관 등 교내 어디서든 무선으로 인터넷에 연결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일본 문부과학성 전문가회의는 디지털교과서를 2020년에 도입하라고 제안했다. 음성이나 동영상 등을 포함할 수 있어 영어 등 외국어나 실험과 실습이 있는 과목에서 학습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자칠판 등 교원용 디지털 교재는 이미 보급되기 시작했다. 학생용 디지털 교과서와 연계하면, 쌍방향의 정보 교환이 이뤄진다. 교사 입장에서는 학생들이 문제에 회답했는지 여부를 간단하게 파악할 수 있어 어떤 학생이 어디까지 이해하고 있는지, 어디에서 막혀있는지를 알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 정부가 모든 학교에 무선 인터넷망을 구축하려는 또 하나의 목적은 재해대책이다. 재해시 피난자들에게 개방해 인터넷이나 이메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휴대전화 기지국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이메일 등을 통해 안부를 확인하거나 지원물자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발생한 구마모토 지진 때 휴대전화 회사의 기지국 수백곳이 문제를 일으켜 한때 주변 지역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었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