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5-10 21:39:51
기사수정 2016-05-10 21:39:50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봉축사
서로 희망의 길벗 되어
통합의 길 걸어가기를
“부처님께서는 지구상 모든 이웃의 아픔과 슬픔을 함께하며, 그 고통을 덜어주고 대신 앓는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대승보살도(大乘菩薩道)를 시현하십니다. 특히 조국이 하나 되고 남북 동포가 겨레의 얼과 동질성을 회복하여 서로가 얼싸안고 춤추며 태평성대를 구가하는 그때가 부처님과 함께하는 날입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이 불기 2560년 부처님 오신 날(14일) 봉축 법어를 발표했다. 서로 어려움을 함께하고 화해하면서 남북 화해와 통일을 기원하는 바람을 담았다.
진제 스님은 “과학의 본질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지구촌의 평화에 기여하여야 함에도 중생들의 탐욕으로 인해 인간존엄과 생명존중이라는 절대적 가치가 전도되었다. 가공할 무기를 개발하고 자연을 훼손함으로써 도리어 인류의 안전과 지구촌의 미래를 걱정하게 되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고귀한 생명을 경시하고 무상한 물질을 숭배하는 이 깊은 병통을 치유하는 유일한 길은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인가?’라는 화두를 들고 각고의 정진수행으로 일념삼매에 들어 참나를 깨닫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도 부처님오신날 기념 봉축사를 통해 “그동안 우리는 문명의 이기가 가져다준 육신의 편안함과 물질의 과도한 소비를 풍요라고 생각해왔다”며 “나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이웃을 고통스럽게 했다”고 지적했다.
자승 스님은 “물질의 풍요에 머물지 않고 마음의 풍요, 공동체의 풍요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며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의 길벗이 되어 어려움을 이겨내고 통합의 길을 걸어가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스님은 또 “불법은 이 세상 가운데 있는 것, 세상을 떠나 깨달음을 찾음은 마치 토끼의 뿔을 구함과 같다”면서 “불법은 세상 속에서 구현돼야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처님께서는 인류와 민족의 번영, 남북의 화해와 평화 공존, 고통과 절망에 빠진 이웃과 함께하는 동체대비의 모습으로 오신 것”이라며 “이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실천하는 여러분 모두가 바로 부처님”이라고 덧붙였다.
정승욱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