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마스크 쓴 국민 보면 답답… 특단대책 세워라"

국무회의서 주문 / “감축은 신성장산업의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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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10일 “미세먼지 문제는 국민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중차대한 문제로 국가적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종합 마스터플랜 등의 대책도 조속히 마련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할 정도로 국민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미세먼지로 뿌연 도시를 볼 때나 국민께서 마스크 쓰고 외출하는 모습을 볼 때면 제 가슴까지 답답해지는 느낌”이라며 “프랑스 기후 협약에서 약속한 탄소 감축 목표를 넘어 새로운 에너지 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미세먼지 감축이 신성장산업 육성의 출발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사원이 이날 환경부와 서울시 등 8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사업을 감사한 결과, 정부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여야 3당 신임 원내지도부와의 회동 소식을 전하며 ‘협치’를 주문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환경부는 2005~2014년 제1차 대기환경 개선사업 기본계획을 추진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 2차 계획을 시행하고 있지만, 충남 지역의 화력발전소 등 주요 오염원에 대한 관리대책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충남 지역 발전소가 수도권 대기오염에 미치는 기여율은 미세먼지가 3∼21%, 초미세먼지가 4∼28%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세먼지 측정 장비도 허점투성이였다. 수도권에서 운영하는 미세먼지 자동측정기 108대 가운데 17대(16%)가 허용 오차율인 10%를 초과했다. 초미세먼지 자동측정기는 65대 중 35대(54%)가 성능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의 대기오염물질 관리에도 문제가 많았다. 자동차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산정하는 과정에 자동차 통행이 많은 지역을 기준으로 배출량 감소 목표치를 설정해야 하는데 자동차가 등록된 지역으로 삼는 등 배출량 산정 기준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차량 배출가스를 검사한 결과 5종의 신차가 재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재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채 합격 판정을 내렸고, 이들 가운데 일부 차량은 이미 판매가 됐다.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노후 경유 차량에 DPF(매연저감장치)를 부착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DPF를 부착하는 경우 오염물질 1t을 줄이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18억100만원에 달해 사업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채연 기자 w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