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회초리 맞고도 바뀐게 없는 새누리

비대위원장 정진석 추대 / 혁신위엔 외부인사 영입 / 친박계 당권 장악 현실화 새누리당은 11일 20대 총선 참패에 따른 당 혼란을 수습하고 차기 전당대회를 준비할 비상대책위원장에 정진석 원내대표를 추대하기로 결정했다. 또 당의 쇄신과 정치개혁 방안을 논의할 특별기구인 혁신위원회는 별도로 구성하고 위원장은 외부인사를 영입하기로 했다. 20대 총선 참패로 지도부가 와해된 여당이 차기 지도부 선출 전까지 비상대책위와 혁신위원회 투 트랙 체제로 운영되게 된 것이다. 이는 원내 지도부를 장악한 친박(친박근혜)계가 주장했던 것으로 친박계의 당권 장악 시나리오가 현실화한 것이란 분석이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지도부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재문기자
당 안팎에서는 새누리당이 총선 참패 이후 한 달 동안 당 쇄신의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허송세월하다 혁신위를 ‘요식행위’로 설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무성 전 대표 시절에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보수혁신위원회를 설치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열린 원내지도부·중진의원 연석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최고위원회를 대신할 임시 지도부 성격의 비대위는 전당대회 실무준비 등 통상적인 정당활동을 담당한다”며 “위원장은 원내대표가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별도로 혁신위를 구성해 전당대회까지 당 지도체제와 당권 및 대권 분리 문제, 정치개혁안 등 혁신안을 완성하기로 했으며, 혁신안에 대한 전권을 갖는다”며 “전대 이전까지 혁신안을 마련하되 미진한 점이 있을 경우 활동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부에서 영입할 혁신위원장은 여러 경로를 통해 추천받아 비대위 차원에서 접촉한 뒤 결정을 내린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당초 계획한 ‘7월 이전’보다 다소 늦추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일정은 언급하지 않은 채 “전대는 9월 정기국회 이전에 마치기로 했다”며 “7월 말, 8월 초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비박(비박근혜)계에선 친박계가 8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리우 올림픽에 여론이 집중되고 총선 참패론이 잦아드는 시점에 최경환 의원 등 친박 실세들이 당 대표에 도전하기 위해 전대 시기를 늦추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