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5-13 00:20:47
기사수정 2016-05-13 00:45:47
'또다른 전관’ 홍만표 변호사 소환 임박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서 50억원대 수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최유정(46) 변호사가 구속되면서 검찰의 법조비리 수사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검찰의 칼날은 이제 ‘친정 식구’였던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를 정조준하는 모양새다.
◆‘또다른 전관’ 홍만표 변호사 소환 임박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정 대표의 구명로비 의혹에 연루된 홍 변호사의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금융계좌를 샅샅이 훑어보는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홍 변호사가 정 대표 등의 사건을 맡아 처리하는 과정에서 탈세나 부당한 명목의 수임료 거래 등이 있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검찰은 또 홍 변호사를 출국금지 조치하고 그가 정식 선임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전화 변론’을 했거나 수임계약서와 달리 거액의 돈을 추가로 받았는지 등도 확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날리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과 기획조정부장 등 검찰 요직을 두루 거친 홍 변호사는 3년 전 정 대표의 고문 역할과 함께 변호를 맡았다. 그는 고교 동문으로 정 대표의 구명로비에 앞장선 브로커 이모(56·수배 중)씨의 소개를 받아 정 대표와 알게 된 뒤 ‘형님 동생’처럼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홍 변호사는 “정 대표 사건의 수임료는 1억5000만원으로 성실하게 신고했으며 담당 검사와 부장검사 등에게 전화를 하거나 찾아간 적이 한 번도 없고 정당한 변론활동을 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정 대표가 이날 대법원에 상고취하서를 제출해 징역 8개월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이 확정됐다. 이로써 정 대표는 향후 다른 범죄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으면 다음달 5일 형기 만료로 출소하게 된다.
◆전관 변호사 낀 법조비리 왜 반복되나?
이번 수사를 통해 “전관 출신 변호사에게 거액의 수임료를 건네면 처벌을 면할 수 있다”는 법조계 속설이 얼마나 현실로 드러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관예우’와 ‘고액 수임료’라는 두 짝은 법원과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대표적 요인이다.
고액 수임료 의혹은 재판 전 단계인 검찰 수사단계에서 가장 많이 제기된다. 특히 구속영장 청구 단계에서 검사 측이 재량을 발휘할 여지가 커 일부 변호사는 영장 청구 무마 등을 놓고 의뢰인과 별도 계약을 맺기도 한다.
영장이 기각되거나 불기소, 무혐의 처분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사건도 의뢰인이 상황을 제대로 판단할 수 없는 경우 전관 변호사들이 빈틈을 악용하곤 한다. 이런 경우 변호사가 수임료를 아무리 높게 불러도 의뢰인이 덜컥 수임 계약을 체결해 버리기도 한다. 서초동에서 활동중인 변호사는 “전관 변호사에 대한 환상이 커진 건 사건을 과장되게 부풀려 수임한 뒤 스스로 공치사를 하는 업계의 영업 관행도 한몫한다”고 말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조계의 신뢰도는 법조인 스스로 높이는 수밖에 없다”며 “법조계 전체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선형·김건호 기자 linea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