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비리 혐의 박철환 구속…해남군수 3연속 중도하차

박철환(사진) 전남 해남군수가 뇌물을 받고 인사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이로써 전남 해남군수는 3연속 비리로 중도하차하게 됐다.

광주지법 영장전담 이태웅 부장판사는 12일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뇌물수수 혐의로 박 군수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알선수뢰, 뇌물공여 혐의로 박 군수의 비서실장에게 청구된 사전구속영장도 발부됐다. 재판부는 증거 인멸 우려를 들어 영장을 발부했다.

박 군수는 구속된 비서실장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고 일부 직원의 근무성적평정 순위를 조작, 부당한 인사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비서실장이 직원으로부터 인사 청탁 명목으로 돈을 받아 이를 박 군수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해남군에서 2011∼2015년 직원 근무성적평정 순위를 임의로 조작한 사실을 적발, 담당자 등에게 주의 처분과 징계를 권고하고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검찰은 박 군수의 부인에 대해서도 인사 비리 가담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또 군청 발주 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서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군수와 부인, 담당 직원을 소환하고 인사 관련 자료를 압수수색하는 등 인사비리를 수사해왔다. 박 군수는 기소 전까지는 직무를 수행할 수 있어 옥중결재도 가능하지만 구속 기소되면 직무가 정지돼 양재승 부군수의 군수 권한대행 체제에 들어갈 전망이다.

박 군수가 구속되면서 해남군은 2007년 박희현, 2010년 김충식 군수에 이어 내리 3대째 군수가 비위로 중도하차·행정공백 사태를 빚는 오명을 기록했다.

박 군수의 전임인 김충식 전 군수도 2010년 관내 공사를 수주하도록 도와주고 경관조명업체로부터 1억9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군수직을 그만둬야 했다. 박 군수는 김 전 군수의 중도 하차에 따라 보궐선거로 후임자가 된 이후 임기 4년을 마치고 올해 재선 3년째였다.

박희현 전 군수도 군청 직원 6명으로부터 인사청탁을 대가로 1억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결국 옷을 벗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