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의 한 쇼핑몰에 위치한 팝업 스토어. 밝게 빛나는 조명 아래 전시된 핸드백, 점퍼, 부츠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매장에 들어왔다. 대부분 홀로 온 여성인 가운데 커플도 간혹 보인다. 이들은 호기심에 차 제품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잠시 후, 내부가 궁금해 핸드백을 연 여성이 소스라치게 놀라 물건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지갑을 잡은 다른 여성도 마찬가지다. 점퍼 지퍼를 내린 남성은 옆에 여자친구가 있는 것도 잊은 듯 화들짝 놀라고 만다.
이들이 경악한 이유는 제품 내부가 시뻘건 내장으로 가득 찼기 때문이다. 쉬지 않고 움직이는 심장은 공포영화에나 나올 느낌이다. 살아있는 동물을 해부한 기분이다. 부츠를 신었던 여성의 발에는 빨간 피까지 묻었다.
물론 모두 가짜다. 어째서 이 같은 광경이 태국 한복판 쇼핑몰에서 펼쳐진 것일까?
팝업스토어는 ‘동물에 대한 윤리적 대우를 추구하는 사람들(PETA)’ 아시아 지부가 한 광고회사 도움을 받아 연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보호단체 PETA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 주주도 됐는데, 타조 가죽 제품 판매 중지를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PETA 아시아 지부는 사람 손에 희생되는 동물, 특히 악어의 참혹한 현실을 알리려 팝업스토어를 개점했다.
PETA 아시아 지부 부대표 제이슨 베이커는 “매년 파충류 수십만마리가 죽는다”며 “구두, 허리띠, 가방의 재료가 되느라 산 채로 가죽이 벗겨진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의 경각심을 일깨우려면 조금 잔인해도 이 같은 방법을 선택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제이슨 베이커는 “(동물학살은)태국이 제일 심하다”며 “연못, 탱크 등에 악어를 몰아넣은 뒤 대규모로 죽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핸드백 하나를 만드는 데 악어 몇 마리가 죽는지 아느냐”며 “보통 네 마리가 희생된다”고 강조했다.
데일리메일은 “태국에서 매년 희생되는 악어는 70만마리로 추산된다”고 지난 12일(현지시간) 전했다.
한편 뱀과 관련해서 제이슨 베이커는 “해마다 최소 44만마리의 뱀이 동남아시아 정글에서 포획된다”며 “이들 뱀은 목이 잘리거나 산채로 피부가 벗겨지는데, 사람들은 뱀 가죽을 연하게 만들려 입에 호스를 넣고 물을 집어넣는 만행도 저지른다”고 말했다.
최근 PETA 아시아 지부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영상은 현재까지 58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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