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5-25 08:06:28
기사수정 2016-05-25 10:44:06
“우선 금액적인 부분이 컸죠”
프로 스포츠에서 이적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돈이다. 프로 선수에게 연봉은 곧 자존심이자 본인 기량에 대한 시장평가의 바로미터다. 여자 프로배구 FA 시장에서 유일하게 유니폼을 갈아입은 국가대표 센터 배유나가 이적의 첫 이유로 연봉을 들었다. 솔직해서 좋다. 솔직하다 못해 쿨내가 진동을 한다. 평소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유명한 그녀다운 대답이다.
도쿄에서 14일부터 22일까지 열렸던 2016 리우 올림픽 여자배구 세계예선전을 마치고 23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배유나를 만났다. 배유나는 9년간 뛰며 정들었던 GS칼텍스 유니폼을 벗고 도로공사의 새 유니폼을 입게 된 이유에 대해 “우선 금액적인 부분이 잘 맞았다. 아무래도 금액적인 게 컸다”면서 “도로공사도 GS칼텍스 못지 않게 선수 구성이 나쁘지 않다. 새로운 도전이 내 선수 인생에 플러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2007~08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는 V-리그 여자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양효진을 비롯해 김혜진, 이연주, 백목화 등 현재 각 팀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다수 배출한 드래프트이기 때문. 이 드래프트의 전체 1순위가 바로 배유나다. 배유나는 한일전산여고(現 수원전산여고) 시절 센터뿐만 아니라 레프트, 라이트까지 세터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로 평가됐다. 프로 입단 이후 ‘다재다능함의 독’에 걸려 사령탑들마다 부족한 포지션에 그녀를 기용하느라 배유나는 오히려 한 포지션에 정착하지 못하고 성장세가 둔화됐다. 그러나 센터로 전업한 이후에는 다소 아쉬운 신장(1m82)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배구 센스와 블로킹 감각, 이동 공격 능력을 통해 정상급 센터로 이름을 날리게 됐다.
2012~13시즌을 마치고 첫 FA 계약을 얻었을 땐 1억원에 원소속팀인 GS칼텍스에 남았지만, 두 번째 획득한 이번 FA에서는 연봉 2억원의 조건을 내밀었고 도로공사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이적을 하게 됐다. 특히 이번 FA 시장의 타 구단 교섭 시간은 5월11일부터 20일까지였는데, 배유나는 이 기간 동안 일본 도쿄에서 올림픽 세계예선전을 치르고 있었다. 도로공사는 배유나와의 계약을 위해 현해탄을 건넜고, 결국 FA 대어 배유나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배유나느 “일본에서 김종민 감독님도 만나 잠깐 얘기를 나눌 기회도 있었다. 김 감독님도 도로공사에서 처음으로 여자배구 지도자를 하지 않나. 나도 GS칼텍스 이외의 유니폼을 처음 입는 것이다. 감독님의 지도에 잘 따라서 팀은 물론 개인 성적도 좋게 내고 싶다”고 말했다.
배유나는 도로공사에서 정대영과 함께 센터라인을 구축하게 된다. 정대영과 배유나는 과거 GS칼텍스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2013~14시즌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일궈낸 바 있다. 배유나는 “(정)대영 언니랑 재회하게 됐다. (이)효희 언니도 대표팀에서도 오래 맞춰봤고, 워낙 나에게 잘 맞춰서 공을 올려주기 때문에 걱정 없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주변에서도 그녀의 새로운 도전을 축하해줬다. 특히 GS칼텍스의 대표적인 절친 선후배로 유명한 한송이의 응원도 있었다. 배유나는 “(한)송이 언니랑 떨어지게 되는 게 아쉽긴 하지만, 언니가 축하한다며 가서도 잘 하라고 응원해줬다”면서 “대부분 지금까지도 잘 해왔으니 옮겨서도 잘 하라고 격려해주는 분위기다”라고 답했다. “한송이-배유나-시은미로 이어지는 ‘GS 절친 라인’이 깨지는 거네”라고 기자가 농담을 던지자 배유나는 활짝 웃으며 “우리를 너무 잘 알고 있어~”라며 화답했다.
도로공사의 연고지는 김천이다. 연고지뿐만 아니라 숙소와 훈련장도 김천에 있다. 아무래도 수도권에서만 생활해온 배유나에게 도로공사행은 생활 패턴에서도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이에 대해 배유나도 “맞다. 지금까지 수도권에서만 생활을 했고, 서울과 가까운 것이 선수들에게 큰 메리트인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큰 마음을 먹고 도전해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