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똥'의 고체연료 변신…경제적 효과 1000억원대

지독한 냄새를 풍기던 소똥이 고체연료로 변신한다. 경제적·사회적인 효과가 1000억원대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농촌진흥청은 소의 배설물을 수거해 바로 고체연료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우리나라 가축분뇨 발생량은 한 해 4623만t(2014년 말 기준)이다. 이 중 89.7%가 퇴비와 물거름으로 사용되고 있다. 가축분뇨 처리는 퇴·액비 관리 강화와 지역단위 양분 총량제 시행으로 축산업의 부담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분뇨를 고체연료화 하면 환경 부담을 줄이고 유용자원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소똥의 환 모양 펠릿 장치를 통한 고체연료 가공과정
농진청은 수분이 60% 이상인 소똥을 하루나 이틀 만에 지름 10㎜, 20㎜ 이하의 둥근 환 모양 펠릿으로 가공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축사에서 갓 수거한 소똥을 압착 방식으로 수분을 줄이고 고르게 섞어 환 모양 펠릿화 장치에 넣고 가공하면 고체연료가 완성된다.

이 방법은 축사에서 나온 똥을 바로 가공할 수 있어 분뇨가 농가에 머무르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만드는 기간이 짧고 방법이 단순해 인건비와 운영비, 부자재비용 등을 아낄 수 있다. 입자를 작게 만들어 건조가 빠르고 쉽게 가열된다. 둥근 환 모양으로 저장은 물론 다루기 쉽다.

이번 기술을 적용하면 소똥 1t으로 약 300∼400㎏의 고체연료를 만들 수 있다. 발열량은 1㎏당 3000㎉ 이상으로 무연탄의 70% 수준이다. 현재 고형연료는 시멘트 소성로, 화력발전시설, 열병합발전시설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농진청은 한 해 발생하는 소똥 1997만3000t(한·육우 1408만7000t, 젖소 588만6000t) 중 일부를 고체연료화해 기존 제철, 발전 분야에 쓰이는 석탄 소요량의 1%만 대체해도 약 107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봤다. 여기에 축산농가의 환경 부담완화와 기존 가축분 자원화 시설의 고정비용, 운영비용 등을 고려한다면 경제적·사회적 효과는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농진청은 이 기술을 특허출원 한 뒤, 산업체에 이전할 계획이다.

최유림 농진청 축산생명환경부장은 “이번 기술은 국내 가축분 고체연료화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축산농가에 부담이 돼 왔던 환경관련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고 에너지 자원까지 생산할 수 있어 농가 경쟁력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