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아프리카서 代 이어 개발협력 나선다

아프리카 3개국 및 프랑스 국빈방문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은 오는 26일(현지시간)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에티오피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으로 이번 순방의 공식일정을 시작한다.

박 대통령의 이번 아프리카 외교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개발도상국의 빈곤 해소를 위해 경제발전과 복지향상을 지원하는 유·무상 원조인 개발협력이다. "현지 실정에 맞는 맞춤형 개발협력을 통해 아프리카의 지속가능한 성장 목표 달성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취임 후 첫 아프리카 대륙 방문인 이번 순방에서 박 대통령이 방문하는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등 3개국은 모두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때 외교관계가 수립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에티오피아와 우간다는 1963년, 케냐와는 1964년 수교했다.

아프리카 외교의 씨를 뿌린 아버지의 뒤를 이어 그 딸인 박 대통령이 개발협력을 통해 호혜와 상생의 한·아프리카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는 데 이번 순방의 의의가 있는 셈이다.

이를 위해 박 대통령은 아프리카 순방 기간 중 국가별로 출범하는 '코리아 에이드(Korea Aid)' 사업 출범식에 참석하면서 개발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코리아 에이드는 보건, 음식, 문화를 포괄하는 새로운 방식의 복합형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다. 이동검진차량과 앰뷸런스, 푸드트럭, 문화영상트럭 등으로 구성된 봉사단이 직접 주민들에게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이다.

우간다 등이 새마을운동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개발경험을 공유하는 데도 공을 들일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프리카의 농업발전에 대한 기여의지를 표명하면서 새마을운동 전파를 희망해 왔다. 개발도상국 발전의 핵심사안인 농촌개발에 있어 새마을운동 모델을 전파함으로써 한국의 발전 경험을 아프리카까지 확산시킨다는 게 박 대통령의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에티오피아 국영언론인 '에티오피안 헤럴드(The Ethiopian Herald)'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코리아에이드 사업과 관련해 "특수 제작된 차량들이 직접 지역 주민들을 찾아가서 더 많은 에티오피아 국민들에게 보건과 영양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국 문화도 소개함으로써 양국 국민들이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게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이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사회·경제발전을 이뤘던 경험을 에티오피아와 공유해 나가려고 한다"며 "에티오피아의 농업 인구가 전체의 85%에 달하는데, 특히 한국의 성공적인 농촌개발 프로젝트였던 새마을운동 경험을 나누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걸로 믿는다"고 전했다.

이는 10억 인구와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지구 최후의 성장 동력'으로 불리는 대(對)아프리카 세일즈외교에도 자연스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발협력을 통해 아프리카의 경제성장에 기여하게 되면 현지 시장진출 발판도 마련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전용기내에서 기자들에게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아프리카를 가는 것은 아프리카가 기회의 땅이고 마지막 블루오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10년 이상 전 세계 평균 경제성장률이 3~4% 수준을 기록하는 동안 아프리카 대륙에 속한 나라들은 평균 5~6%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타 신흥국가에 비해 우수한 성장여력을 보여 왔다. 지난해 기준으로 에티오피아는 10.2%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우간다와 케냐도 각각 5.0%, 5.6%씩을 기록했다.

이처럼 아프리카 3개국은 고속성장을 기록중인데다 중장기 경제발전 계획도 추진하고 있어 우리와의 경제협력이 가능한 분야가 굉장히 많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3국을 교두보 삼아 동남부 지역 19개국이 참여중인 동남아프리카공동시장(COMESA), 사하라 이남 26개국이 합의한 아프리카자유무역협정(TFTA), 우간다와 케냐 등이 참여 중인 동아프리카공동체(EAC) 등으로 진출을 확대할 수도 있다.

이번 순방에 5월초 이란 순방에 이어 박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번째로 큰 166개사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키로 한 것도 마지막 '블루오션'인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경제계의 관심을 방증한다.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방문은 북핵외교라는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북한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경제난 때문에 지금은 예전처럼 긴밀한 관계는 아니지만 북한은 과거 70~80년대 아프리카 등 제3세계 국가들과의 외교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우간다의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반식민지 투쟁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세 차례나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을 만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박 대통령이 우간다를 비롯해 아프리카 3개국을 방문하는 것은 그 자체로 북한 김정은 정권에게는 적지 않은 압박 효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