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5-30 19:07:34
기사수정 2016-05-30 19:07:34
6명의 말기 환자들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프로 복싱 전 세계챔피언 최요삼(1974~2008)이 세계복싱평의회(WBC)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최요삼의 친동생인 최경호 Y3복싱클럽 대표는 30일 "WBC 공식 홈페이지에서 형의 명예의 전당 입성을 확인했다"며 "올해 연말에 열리는 WBC 총회에 참석해 대리 수상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요삼은 2007년 12월 25일 세계복싱기구(WBO) 인터콘티넨털 플라이급 타이틀 1차 방어전에서 판정승을 거뒀으나 경기 직후 뇌출혈로 쓰려져 긴급 뇌수술을 받았다. 사경을 헤매던 최요삼은 결국 2008년 1월 2일 뇌사 판정을 받았고, 다음 날 각막, 신장, 간, 심장 등 장기 적출 수술을 한 후 생을 마감했다. 생전 희망했던 장기기증으로 불치병 환자 6명의 목숨을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나 최요삼의 스토리는 많은 이들의 가슴에 잔잔한 감동을 남겼고, 장기기증 활성화의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최요삼이 WBC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것은 그가 숨진 지 1년 뒤인 2009년으로 확인됐다. WBC는 최요삼의 명예의 전당 헌액을 자체 기록으로만 남겨두다가 지난해 10월 26일 공식 홈페이지에 정식 등록했다. 최 대표가 형의 명예의 전당 헌액을 뒤늦게 알게 된 것도 이 홈페이지를 통해서였다.
최요삼은 통산 32승(19KO) 5패의 전적을 남겼다. 국내 복서가 WBC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것은 장정구에 이어 최요삼이 두 번째다. 세계 복싱계에서 가장 권위를 인정받는 국제복싱 명예의 전당(IBHOF)에는 장정구와 유명우, 2명이 헌액돼 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