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리포트] 공항서 딸 기다리는 설렘… 이것이 행복 아닐까

하루해가 끝나갈 무렵, 바닷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는 영종대교를 달리다 보니 서해 갯벌이 끝없이 펼쳐진다. 하늘 길에 이착륙 비행기가 굉음을 내며 줄지어 지나가고 인천국제공항 주차장에 도착하니 마중 인파가 많은 탓인지 차량으로 꽉 차 있다.

중국에서 직장 다니는 큰딸이 오랜만에 집에 온다는 연락을 받고 마중가는 마음이 내내 즐겁기만 했다. 1층 도착장에는 많은 사람이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피켓을 든 사람이 줄지어서 있는가 하면 할머니부터 3대가 마중나온 가족은 얼싸안으며 기뻐했다. 서로 뺨을 비비며 눈물을 감추는 사람까지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이 다채로우면서도 아름답게 보였다.

중국 항저우에서 오는 비행기가 예상 도착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늦어져 한참을 보내면서 많은 사람이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나는 모습들을 보면서 인연의 소중함을 느꼈다. 지친 얼굴로 유난히 큰 가방을 힘겹게 밀고 나오면서도 가족을 만난 순간 너무 기뻐하는 표정이 보기 좋았다. 얼마 있으니 큰딸도 가벼운 옷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 반가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뻤다.

누군가가 나를 기다린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먼길을 기쁜 마음으로 마중 갈 수 있는 사람이 내게 있어서 행복하고, 누군가가 설레며 나를 기다려주는 마음을 느낄 때 우리는 행복한 삶인 것 같다.

매스컴을 통해 전 세계 소식을 한눈에 접하면서 가까이는 가족과 이웃, 나아가 온 나라가 하나 되어 서로에게 기다림을 줄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송현숙 리포터 heains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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