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인권문제, 건강·재산에 직접 영향… 미래 세대에게 더 중요”

[지구 기온 상승 1.5℃ 내로 지키자]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미래 세대의 권리와 생명을 지켜주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합니다.”

윤순진(사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8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는 현 세대보다 미래 세대에게 더 중요하다”며 “청소년에게는 생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 법원이 기후변화와 관련한 청소년들의 소송에서 미래 세대의 손을 들어준 것을 고무적인 일로 평가했다. 윤 교수는 “미국이나 선진국에서는 기후변화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피해를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소송의 자격인 원고적격 기준이 엄격해 과거 새만금 소송에서 보듯이 아이들이 소송 주체로 인정받지 못했다”며 “기후변화에 대한 미래 세대 환경소송이 우리나라에서 제기된다면 과연 긍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미래에 닥쳐올 일인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의 준비 책임을 엄격하게 물었다. 국가는 그 분야에 대해 책임지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세월호를 예를 들며 과연 우리나라에서 미래의 위험을 평가하자는 일에 얼마나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 의구심을 나타냈다. “만약 세월호 사고 전에 누군가 배 관리가 부실하고 규정에 문제가 있어 침몰 위험이 크다. 지금의 규정은 부실하니 정부가 관리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면 이를 인정받을 수 있었을까”라고 되물었다. 한국 사회는 선례를 중요시하다 보니 새로운 시도나 문제 제기가 힘을 얻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윤 교수는 “과거에만 머물러서는 기후변화 같은 새로운 문제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새로운 시각에서 진취적인 결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후변화는 인권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아이들의 건강이나 재산, 생활환경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게 될 미래에는 결국 인간이 피해를 보는 인권 문제가 될 것”이라며 “개발을 통해 이익을 보는 사람들의 목소리 대신 앞으로 그 피해를 안고 살아갈 미래 세대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